• [한국선진화포럼 /선진화포커스 제171호]
    한국사회 선진화와 언론의 역할


  • 최 종 찬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前 건설교통부 장관 
     
    언론은 우리나라의 선진화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특히 민주화 과정에서 언론은 많은 기여를 하였다.
    언론. 집회·결사의 자유가 극히 제한된 시대에 억눌렸던 국민의 민주화
    욕구를 용감히 보도함으로서 민주화를 진전시켰다.
    수많은 언론인이 민주화를 주장하다가 투옥·고문·실직의 어려움을 당하고
    언론사도 경제적 어려움과 심지어 문을 닫는 일까지 당하였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이후 민주화가 정착됨에 따라 언론 자유도 크게 신장되었다.
    언론매체수도 늘어나고 다양화됨에 따라 언론의 역할도 증대 되었다.
    그동안 언론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부문에서는
    개선의 여지도 많다고 생각된다.

    첫째, 언론의 자유가 신장됨에 따라 이념적으로 편중된 보도가 늘어나고 있다.
    과학적이어야 할 내용까지도 근거도 미약한 상태에서 일부 집단의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함으로서 언론이 갈등을 축소하기 보다는 증폭시키는 사례가 많다. 이명박 정권초기 미국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 사건, 한미 FTA, 천안함 피격사건 등이 그 예이다. 일부 전문가의 편파적인 주장을 정론인 것처럼 과대 포장함으로서 엄청난 국민적 갈등을 조장하여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였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은 정치적으로 반미 감정을 유발하고자 하는 정치 세력이 촛불시위 등을 유발하여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국력낭비를 가져왔다. 미군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교통사고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미군에 의한 우발적 교통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 언론이 이용되었다. 언론이 국민의 불신을 받게 되고 국론을 분열 시키는데 일조를 하였다.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가 심했던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구간 사건에서도 언론의 역할은 갈등 해결에 도움이 안 되었다. 각종 반대로 수년간 시간만 소요하였을 뿐 당초계획에서 하나도 바뀐 것이 없이 공사가 재개 되었다. 언론은 지율스님의 단식보도 등에만 치중하고 그들 주장의 당부에 대한 심층 보도 등을 소홀하였다. 사회적 갈등이 심한 경우 언론이 전문가들에 의한 과학적인 내용 등을 심층 보도할 경우 합리적인 여론 형성으로 조기 갈등조정에 도움이 될 터인데 그동안 그와 같은 기능에 소홀한 면이 크다고 본다.

    둘째,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도와 정책은 국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된다.
    여론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언론이다. 따라서 언론은 국민의식 선진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식 중 미흡한 것은 법과 질서를 안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 각종 집회, 시위 중에 경찰과 맞서 죽봉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는 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파출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리기도 한다.

    이것은 공권력의 권위가 떨어져 법과 질서가 안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공권력 권위의 실종이다. 경찰이 데모진압 중 시위 군중을 다치게 하면 크게 보도된다. 불법적인 시위를 한 것은 따지지 않고 과잉 진압 부분만 집중 보도한다. 이런 환경에서 공권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법과 질서가 유지될 수 없다.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한 공무집행은 언론도 보호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교육 수준이 높으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많은 사람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점을 인정치 않고 있다. 그 결과 기업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요구한다.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은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경제원칙도 무시한 채 수시로 가격규제를 요구하는 것이 우리 국민정서이다. 이와 같은 경제인식은 시장기능 보다는 정부 규제를 강조하는 언론의 보도와도 관련이 크다고 생각된다. 공익을 위하는 명분으로 정부 규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언론은 국민정서라고 보도만 할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것은 개선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국민들의 공짜 복지 의식의 문제점도 지적 하여야 한다. 여,야간 또는 이해집단간 갈등이 있을 경우 양비론적 주장을 하지말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양비론적 주장은 결국 표퓰리즘으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선진사회를 위해서는 국민의식의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 선진화포커스는 본 포럼의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