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서 <노동 없는 민주주의...> 책 "척" 꺼내들고 천연덕스레 포즈취해
  •  <노원구 전셋집과 팔로알토 호화레지던스>
    안철수도 싫고,
    민주통합당은 더 역겹고!


     오 윤 환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 국회의원 보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아! 잘됐다”고 생각했다.
    안 전 교수가 당선됨으로써,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못차린 민주당이 와해돼 야권이 [중도와 급진]으로 재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북한이 “서울에 핵 불벼락을 내리고, 한라산에 인공기를 꽂겠다”는 데도 정부조직개편을 거부하며 떼거지 쓰고, 박근혜 대통령을 [후세인] [카다피], 심지어 [무솔리니]라고 지칭하는, 민주당의 [알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들이 너무 싫었기도 했다.

  • 그러나 안 전 교수가 82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부인-딸과 따뜻한 휴가를 보내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사진까지 찍혀 가며, 봐달란 듯이 들고 있는 책 제목과, 그의 인공조미료같은 태연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싹” 바뀌었다.
    또 귀국하면서 링컨을 입에 올리고 레미제라블을 거론한 그의 두터운 입술과 양 볼을 보고 정나미가 “뚝” 떨어지고 말았다.


  • 그가 비즈니시석에서 펼쳐든 최장집 고대 명예교수의 책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은 민주화가 진행된 한국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노동 현실을 다룬 것이다.
    ‘양극화’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가 제대로 투영되지 못한 정치현실을 통박한 내용이다.
    대선 후보 시절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흐름이자 과제"라고 한 그로서는, 사진기자 앞에서 이 책을 천연덕 스럽게 "척" 꺼내드는 게 자연스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을 꺼내들기 직전, 안 전교수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멘로 파크(Menlo Park)의 고급 레지던스(Sharon Green Apartment)에서 82일간, 그야말로 “노동없는”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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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곳은 “스탠퍼드대 후문에 위치했고, 인근에 쇼핑센터가 있고, 대학 공원과 연결돼 안 전 교수 말처럼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멘로파크의 약 32평짜리 이 아파트는 미국 유명 호텔 체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월 렌트비만 3,500~5,000달러(383만~548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곳에서 부인, 딸과 “노동없이” 따뜻한 겨울을 났다.
    온 국민이 기상대 사상 최악의 한파와 폭설, 북한의 “핵불벼락” 협박속에 안절부절하는 동안. 그런 안 전 교수가 귀국길에 든 책이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이다.

    그는 11일 인천행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숨어다니지 않았다. 많이 돌아다녔는데 기자들이 못 찾은 것”이라며, “코스트코도 자주 가고 스탠퍼드대 뒷산을 자주 걸었다”고 했다.
    기자들이 못 찾은 게 아니라, [기자들 상식을 뛰어 넘는 곳에서 널널한 휴가]를 보냈다는 얘기다.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이 다가 아니다.
    영화 <‘레미제라블>도 귀국 ‘소품’(小品)으로 꺼내 들었다.
    이 영화를 600만명이 관람했으니, 내용을 언급하는 건 시간낭비다.
    미국, 그 중에서도 캘리포니아 부촌 팔로알토, 기자들이 추측도 하지 못할 월 렌트비 3,500~5,000달러의 호화 레지던스에서, 82일간 부인-딸과 휴가를 보낸 안 전 교수 입에서 나온 게 [비참한 민중의 고통이 피고름처럼 넘쳐 흐르는] 영화 <레미제라블>이다.

    82일동안 부인-딸과 오붓한 휴가를 보내며 코스트코에서 생필품을 구입했고, 스탠퍼드대 뒷산을 자주 걸은 안철수와 <레미제라블>, 정말 ‘미저러불’(miserable-한심함)이다.


    <안철수>라는 인물을 볼 때마다 막연히 느껴지던 [인지부조화]의 실체를 알 것만 같다.
    안 전 교수 가족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팔로알토에 같이 모여 살았었다.

    <V-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재벌총수, 재벌 2세들과 어울려다니며, 1조 5,000억원 분식회계로 구속된 SK 최태원 회장 구명탄원서에 서명하고, 재벌은행 만든다고 분잡 떨고, 군의관으로 해군기지에 근무하면서 매주 비행기편으로 상경했고, 그렇게 쌓인 마일리지 공짜표로 미국까지 다녀왔으면서도 “군복무기간이 엄청난 고문이었고 커다란 공백기”였다고 신성한 병역의무에 양잿물을 파부은 안철수.

    박태준 명예회장이 "'국민기업 포스코' 이미지에 타격을 가한 사건으로, 제철보국 창업정신을 배반하고 정면 도전한 사건이다. 스톡옵션을 주장하는 사람이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분노한 바로 그 포스코 스톡옵션 2,000주를 팔아치워 [4억원]에 가까운 돈을 챙긴 안철수.
    2005년 2월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한 달만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며 항공기 1등석 비용을 포스코에 물린 안철수.
    그러면서도 아름다운재단 신축을 위해 박상증 이사장이 요청한 [1,000만원]을 외면한 안철수.
    그러다 대선출마를 위해 부랴부랴 안철수재단을 설립한 안철수.

    안 전 교수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노원병’에 부랴부랴 구한 전셋집으로 달려갔다.
    태평양 연안 팔로알토의 호화 레지던스와 오버랩된다.

  • “안철수” 하면 떠오르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고 서걱거리는 느낌의 근거는 수없이 많다.
    품자(稟資)라는 단어를 그에게 붙이기가 너무 아깝다.
    다운계약서, 아파트 딱지, 탈세, 군 입대 과정의 거짓말, 개미들의 눈물 등등….
    더 이상 나열하기도 싫다. 

    그러나 안철수는 "짠" 하며 우리 옆에 나타났다.
    유력한 차기대권주자.
    그게 현실이다.

    여론조사마다 안 전 교수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3파전이든 4파전이든, 지지율 1위다.

    그러나 <한겨례> 등은 노원병이 그에게 녹록치 않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그럴 것이다.

    플라스틱과 유리를 합쳐놓은 것 같은 그와, 노원병은 부조화다.
    더구나 보선은 투표율이 낮다.
    젊은층보다 장노년층의 투표율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박근혜>를 찍은 장노년층의 선택이 결정적이다.

    안철수를 찍어 국가기능을 마비시킨 민주당을 뒤집어 엎을 것인지,
    아니면 감히 <레미제라블> 입에 올린 안철수의 [이중성]을 심판해 안철수에 넋이 나간 젊은이들을 일깨울 것인지의 선택은, 전적으로 지혜로운 노원병 유권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