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서화 장편소설 '레드'-2
  • <88> 격투


    정원은 군·경과의 신속한 협의 끝에 새로운 작전을 수립했다. 작전은 즉시 구성원 모두에게 전파됐다. 가장 먼저 링스가 전열을 재정비해 도주선의 주위를 비행하며 혼을 빼놓았다. 그리고 곧바로 도주선의 도주 방향에서 고속단정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당황한 홍화가 다시 갑판으로 뛰어나와 신경질적으로 고속단정을 향해 무차별적인 사격을 가했다. 하지만 고속단정은 장난을 치듯 사격범위를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저 사격한계선을 희롱하듯 위험스럽게 넘나들며 유도할 뿐이었다. 이제 현우가 침투할 시점이었다. 위그선은 혼란한 틈을 타 피오기와 홍화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림자처럼 선미로 조용히 접근했다.
    “기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작전이 무사히 성공하길 빌겠습니다.”
    “그럼.”
    “여긴 갈매기 7호 목표물 접촉, 선물배달 완료. 이상!”
    “이제 저격수를 제외한 나머지 요원들은 모두 철수한다!”
    마침내 현우가 도주선의 선미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현우는 신속하게 몸의 이상 유무부터 확인했다. 특별히 부상을 당하거나 접질린 곳은 없었다. 현우는 허리에서 정원이 건넨 권총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총구의 동선을 따라 주위의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현우는 레이저보안장치를 통과하듯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 걸음쯤 걸었을 때 갑자기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이상기류가 느껴졌다. 분명 누군가 기관실을 엄폐물로 삼아 총구만 내놓고 있었다. 그것도 총구에서 빠져나온 긴장감이 현우를 정확히 표적으로 삼았다.
    “!”
    역시나 엄폐물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피오기였다. 피오기는 우리 군·경의 작전계획을 환히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침투요원이 죽은 줄 알았던 현우라는 건 피오기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우와 다시 마주한 피오기는 특유의 거만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놀라움을 표시했다. 현우와 피오기는 상대의 미간에 서로 총을 겨눈 상태였다.
    “미시리가 호기심이 너무 강해 죽음을 재촉하는군.”
    “내가 한 예언을 벌써 잊은 건가?”
    “예언?”
    “그래, 우린 꼭 다시 도착지에서 만날 거라고 했잖아.”
    “아참! 그렇지. 그래서 그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금 죽음의 계곡으로 또 뛰어든 건가?”
    “물론,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완전한 끊어짐보다는 약간의 복잡함이 오히려 위안이 될 수도 있고 말이야. 더구나 당신이 감당할 고통스런 시간에 친구라도 한 명 옆에 있는 게 위안이 되잖아. 안 그래?”
    “친구라, 그러고 보니 괴물은 내가 아니라 미시리로군.”
    “왜, 두려운가? 하지만 유령은 아니야.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지만 넘지는 않았거든.”
    “크크크, 미시리가 진짜 괴물이 된 걸로 착각하나 본데.”
    “어쩌면 당신의 생각보다 더 강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어쩌지 이번엔 게임의 룰이 조금 바뀌었거든. 아무래도 똑같은 게임은 흥미를 잃게 만들잖아.”
    “!”
    피오기는 진화과정에서 유전된 원시적이며 무의식적인 공포를 의식세계로 불러내는 인간이었다. 그래서 피오기와 대화를 하다보면 시선에 압도되어 고립무원의 상태에 갇힌 듯한 무력감마저도 들었다. 그런데 피오기가 갑자기 들고 있던 AK-74 돌격소총을 갑판 위에 내던졌다. 그리고는 장난기가 섞인 눈빛으로 투항하는 적군처럼 양손을 들어 활짝 펼쳐 보였다. 순간 현우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피오기의 갑작스런 돌발행동에는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교활함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피오기가 몇 발자국 걸어가 옆에 쌓아놓은 파란망의 빈 통발들을 치우자 그 밑에서 급조폭발물이 드러났다. 게다가 어느새 품에서 무선폭발스위치까지 꺼내들고 있었다.
    “어때, 놀랍지 않아? 이 정도의 폭약이면 선박이 아니라 웬만한 아파트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걸.”
    “젠장! 너무 끔찍한 스토리군.”
    “우선 그 권총부터 이쪽으로 던지면 어떨까?”
    “뭐, 좋아. 어차피 이 권총은 더 이상 필요가 없거든.”
    “고맙군.”
    “그런데 바뀐 게임의 룰이 뭐지?”
    “간단해. 나와 맞서기(겨루기)를 해서 이기면 돼.”
    “맨손으로 말인가?”
    “물론, 미시리는 맨손이지.”
    “그럼 당신은 아니란 소리군.”
    “나는 게임의 주재자니까.”
    “역시 변함이 없군.”
    “그럼, 어디 얼마나 더 강력해져서 돌아왔나 한 번 볼까?”
    “원한다면 기꺼이.”
    “퍽!”
    “윽!”
    “날 저주하지는 말아. 난 미시리의 심장을 전리품으로 가져가고 싶으니까. 크크크.”
    “지난번에 내가 그토록 언어적 유희에 대해 설명했건만. 차라리 물고기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빠르겠어.”
    “뭐!”
    “퍽!”
    “컥! 아니, 이 종간나 새끼가 감히.”
    “후후후, 발끈하긴.”
    “정말 앞뒤가 꽉 막힌 멍청한 남조선 미시리군. 여기서 필사적으로 도망을 쳐도 살까말까 한데 스스로 자폭을 하다니 말이야.”
    “틀렸어. 아직 그 결과는 모르지.”
    “퍽!”
    “퍽!”
    “아주 좋아! 그럼 이제 몸도 풀었으니 제대로 한번 붙어볼까. 한 번은 우연히 피했어도 두 번은 피할 수 없는 게 바로 죽음이라는 걸 내 똑똑히 알려주지. 왜냐, 두 번째는 필연이거든. 크크크.”
    현우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피오기의 위치를 파악하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능숙하게 피오기의 분노와 적개심을 자극했다. 이제 바다 한가운데서 본격적으로 규칙도 없고 한계도 없는 격투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미 경험했듯 피오기는 분명 싸움의 고수였다. 그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생명을 위협하고 신체에서 취약한 부분에 집중돼 아주 치명적이다. 또한 공격방법도 상대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즉흥적이고 파상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주먹기술과 발기술은 물론이고 무릎과 팔꿈치를 비롯해 심지어 이마까지 몸 전체를 무기로 활용했다. 현우가 가장 놀란 사실은 방어를 할 때마다 타격 부위에 전달되는 속도감과 충격의 강도였다. 강도가 엄청나 야구배트로 두들겨 맞는 느낌이었다.
    “퉤, 겨우 이걸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나?”
    “뭐!”
    “솔직히 난 이 격투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어. 공격이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야.”
    “내 공격이 기대 이하라고!”
    “그래.”
    “어디 얼마나 버티나 두고 보자. 내가 조선인민군 격술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컥!”
    “또 지껄여 보라우.”
    말이 끝남과 동시에 분노로 불타는 피오기의 차돌주먹이 현우를 향해 날아왔다. 현우도 몸을 낮추고 힘을 모아 주먹을 쥔 채 앞으로 전차처럼 돌진했다. 하지만 피오기의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차돌주먹이 더 빠르고 정확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현우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틈을 타 또다시 피오기의 발기술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결국 현우는 샌드백처럼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힘없이 갑판에 나뒹굴었다. 그때 현우의 귀에 피오기의 비웃음이 파도처럼 부서졌다. 분명 피오기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
    그런데 피오기의 발기술에 조타실까지 나가 떨어졌던 현우가 선체 측면에 의지해 다시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건 오히려 피오기였다. 더욱이 현우는 피오기의 심리적 허점을 노려 손가락으로 눈까지 공격했다. 피오기는 갑작스런 공격으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어 공격능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선체의 측면에 등을 기대고 방어에 전념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위험에서 간신히 탈출한 현우도 당장은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우선 빠른 신체기능의 회복이 필요했다.
    “헉! 헉! 헉!”
    현우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최대한 깊게 심호흡을 했다. 피오기는 이미 한쪽 눈이 벌겋게 충혈된 상태였다. 현우는 피오기가 공격할 때의 자세와 동작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하지만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뿐이었다. 기습이었다. 그리고 기습의 성공열쇠는 균형감각이었다. 출렁거리는 갑판 위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했다. 현우가 피오기의 무자비한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이유도 그것이었는지 몰랐다. 즉 균형이 잡히지 않은 자세에선 제아무리 살인병기라 할지라도 충분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미시리, 내가 비밀이야기 하나 해줄까?”
    “당신은 비밀이야기가 습관이군.”
    “지난번 너희 회사 여직원 하나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죽었지.”
    “!”
    “그것도 지하주차장에서 아주 참혹하게…….”
    “그 사이코패스가 바로 당신이었어?”
    “맞아,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더군. 그런데 네 얼굴을 떠올리니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어. 난 네가 지원 동무 옆에서 얼쩡거리는 게 몹시 불쾌했거든. 그래서 쇠몽둥이로 머리를 짓이겼지. 잘 익은 수박이 터지는 느낌이더군.”
    “…….”
    “어때 재미있지 않아? 나를 꼭 죽여야 하는 동기와 목적까지 덤으로 생기고.”
    그때 피오기의 돌려차기가 0.2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에 현우의 얼굴을 강타했다. 동시에 현우는 거의 실신상태로 허공을 날아 그대로 배의 고물(선미)에 고꾸라졌다. 거기다 현우는 갑판에 떨어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입었다. 결국 현우는 링에서 KO패를 당한 권투선수처럼 대응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크크크.”
    피오기가 격투를 마무리 하려는 듯 현우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하지만 현우는 아직도 투지가 회복되지 않았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피오기가 현우의 숨통을 끊으려는 듯 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어선이 출렁거려 피오기가 균형을 잃자 현우의 공격이 폭발했던 것이다. 현우는 잽싸게 왼발을 치켜들더니 그것을 지렛대로 삼아 오른발로 전광석화처럼 피오기의 무릎관절을 있는 힘껏 타격했다. 동시에 피오기는 인대와 연골부위에 손상을 입어 순간적으로 휘청거렸다. 현우는 다시 손바닥에 온힘을 실어 피오기의 얼굴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듯 타격했다. 그러자 피오기의 코 연골과 코뼈가 동시에 부러졌다. 거기다 코의 혈관도 파열돼 피가 나고 살이 부어올라 호흡곤란까지 겪었다. 피오기는 허를 찔려 몸놀림이 한층 둔해졌다. 그제야 피오기는 현우가 자신의 돌려차기를 일부러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으으으, 이거 놀라운 실력인데. 정말 예상외야. 미시리의 진짜 정체가 뭐지?”
    “너무 일찍 물어보는군. 나는 북한의 멸망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소돔(Sodom)과 고모라(Gomorrah)처럼 불의 재앙에 대한 경고를 하러 온 사람. 일종의 천사라고나 할까.”
    “천사! 그럼 혹시 네가 바로 대여금고의 비밀자금을…….”
    “맞아. 그런데 대답이 너무 무식하더군.”
    “으으으, 이 반동 새끼!”
    “퍽!”
    “격투 시 흥분은 금물이야.”
    “너는 왜 북조선이 멸망하길 바라는 거지?”
    “솔직히 북한의 권력층은 역사를 분노케 하는 악행을 너무 많이 저질렀잖아. 그런 권력에 의지하는 당신 역시도 죄인이고. 북한의 권력층은 더 이상 하늘의 일부가 아니야. 아무튼 북한의 권력층이 너무 부패해서 역사는 북한을 멸망시키고 싶어 해.”
    “역사의 분노가 거세다? 크크크, 어느 면에선 나와 생각이 같군.”
    “그럼 이만 포기하는 건가?”
    “미시리, 나는 여지껏 포기를 배운 적이 없다. 포기는 곧 죽음이니까. 더구나 나는 너에게 청산할 빚이 아주 커. 크크크.”
    “구원의 메시지를 거부하겠다?”
    “그렇지, 난 역사의 판단은 필요 없거든. 왜냐, 이제 내가 북조선의 역사가 될 테니까.”
    “미시리는 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군.”
    “어쨌든 미시리와 나의 운명은 처음부터 어긋난 운명이었어. 안 그래?”
    “맞아, 한반도는 야만과 문명의 중간에 있지. 그리고 당신과 나는 정확히 그 경계에서 만난 거고.”
    “그럼 이쯤에서 그만 역사책을 덮을까. 난 공부에 별 재미를 못 느끼거든.”
    “좋을 대로.”
    그즈음 조타실에서도 지원과 홍화 사이에 격렬한 격투가 벌어졌다. 지원은 아직까지 지수의 위장신분으로 행세했다. 하지만 피오기의 발차기에 적중당해 조타실까지 굴러온 현우를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지수의 가면이 벗겨졌다. 강한 분노와 적개심의 역류현상이었다. 지원은 그것을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자신의 운명을 보았다. 그러자 자신의 운명을 뒤덮고 있던 어둠이 내려온 곳으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원의 운명은 그렇게 새로 정해졌다. 하지만 홍화는 그때까지도 지원의 실체를 몰랐다. 홍화는 피오기를 대신해 키를 잡고 도주선을 사전에 정해진 항로대로 운항하고 있었다.
    “!”
    지원은 가장 먼저 주변의 잠재적인 위험을 파악했다. 그리고 곧바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조심스럽게 공격표적에 다가갔다. 하지만 홍화 역시 동물적인 감각을 갖고 있었다. 홍화가 등 뒤쪽에서 다가오는 위협을 감지하고 권총집에서 총을 뽑아 잽싸게 총구를 지원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상황통제가 불가능한 시점이었다. 유령처럼 다가간 지원은 총구의 진행방향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총구가 움직이는 반대방향으로 파고들며 묶인 양손으로 홍화의 목덜미에 강한 타격을 가했다. 순간 불의의 일격을 당한 홍화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홍화 동무, 동무의 눈엔 내가 아직도 지수로 보이오?”
    “설마.”
    “내가 전에도 말했지. 동무는 상대를 파악하는 눈이 아직 미숙하다고.”
    “으으으,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다니.”
    “원래 잘못된 습관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법이거든.”
    그제야 지원의 실체를 확인한 홍화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원은 곧바로 홍화의 손목과 집게손가락을 꺾어 권총을 빼앗았다. 그런데 그때 잠잠하던 바다에서 갑자기 너울성 파도가 일어나 도주선을 덮쳤다. 순간 선체가 두 동강 날 것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심하게 흔들렸다. 더불어 지원도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쓰러지며 권총을 놓쳤다. 이제 권총은 지원과 홍화의 손에서 한참 멀리 있었다. 순간 홍화가 칼등에 톱날을 복합적으로 접목한 사냥용 대검을 빼들었다. 홍화는 대검을 장난감처럼 자유자재로 다뤘다. 찌르고, 베고, 찍고, 휘두르는 모든 격투동작에 능숙한 잔인한 도살자 같았다. 하지만 홍화의 공격보다 지원의 다양한 생존기술과 방어기술이 조금 앞섰다. 홍화는 다른 곳에 비해 복부가 단단하지 못했다. 자신의 약점이 노출된 홍화는 이성이 아닌 격한 감정으로 지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순간 지원이 두 다리를 양쪽으로 크게 벌려 몸의 중심을 최대한 낮췄다. 그러자 홍화의 대검이 지원의 얼굴이 있던 공간을 통과해 조타실의 격벽에 깊숙이 박혔다. 그리고 곧바로 홍화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졌다. 지원은 박힌 대검을 이용해 묶인 손까지 풀었다.
    “이게 바로 국가안전보위부 정치대학의 격술과 인민무력부 15호 격술연구소가 자랑하는 주체격술의 차이야.”
    “으으으.”
    “간단하게 말하면 몸의 움직임보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눈을 먼저 배운다는 소리야. 아무튼 동무는 내 상대가 아니야.”
    “젠장! 치욕적이군, 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