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더러운 전쟁…박정희 대(對) 노무현  

     

  • 명색이 대통령 후보를 ‘반쪽짜리’로 뽑아놓고 만세~ 만세~ 부르는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
    새털처럼 혹하고 불면 나불나불 날아갈 것 같은 민주당의 ‘가벼움’과 ‘얕음’에 그야말로 헛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이해찬·박지원이 친노세력을 총동원해 일단 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을 뽑은 뒤 닭싸움, 소싸움 시키듯이 안철수와 맞붙게 만들어 워~워! 하고 손님들 흥분시켜 단일화 후보를 만들겠다는 그 뻔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던 민주당 경선. 

    이미 결과가 훤히 보이는데도 전국을 돌며 문재인을 반드시 꺾고야 말겠다는 비장한 표정을 매번 연출하는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아무리 정치가 연기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그 능청스러운 연기력에 내 자신의 인내력이 무너진다. 

    문재인? 후보로 선출되자 마치 진흙탕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게 만든 정치적 예술의 옥동자라도 되는 양 눈꽃처럼 떨어져 내리는 흰색 꽃종이 속에서 만세!

    그러나? 문재인이 민주당의 ‘반쪽짜리’ 대선후보로 뽑혔지만, 안철수한테 한방에 무너져 선선히 야권 대선후보 자리를 넘겨줄 걸로 보는 건 너무 안이한 진단! 문재인을 과소평가하면 박근혜든, 안철수든 큰 코 다칠 수 있다. 왜 그럴까? 

    이번 민주당 경선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민주당의 실질적 오너의 열쇠가 이미 지상에서 사라진 노무현에 넘어갔다는 점! 노무현의 ‘유훈통치’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것! 노무현이 완전히 환생하고 그의 세력이 100% 재결집해 노무현의 심복 중 선두였던 문재인에게 당의 주인을 세습한 것! 

    이로써 제1야당 민주당이, 김대중과 그의 동교동 세력은 사실상 태풍 끝물처럼 소멸되고 친노세력이 명실상부한 주인으로 재편됐다는 데 현대 정치사적 의미를 갖게 된다. 

    보수우파의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겠지만 ‘노무현의 힘’이 얼마나 가공할 만큼 위력적인지, 이걸 인정해야만 대선 정국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문재인이 어떻게 안철수와의 단일화 싸움에 나설 것인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문재인은 무섭게 박정희에 대한 공격을 대대적으로 퍼부을 것! 왜? 박근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저력을 과시해야 안철수를 꺾을 수 있는 바탕이 생기기 때문! 문재인으로서는 일단계로 박근혜를 격파하는 데 박정희만한 도구가 없다. 

    박근혜를 공격해 자신이 뜨게되면 이런 여세를 바탕으로 친노세력을 총궐기시켜 안철수를 격파하는 ‘동시 격파 전술’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를 무너뜨리려면 박정희를 무차별 격하해야하고, 이게 효험을 봐 박근혜 지지도가 빠기게 되면 이걸 힘으로 삼아 민주당이 안철수한테 무너지는 걸 막고 종국에 안철수가 자신의 손을 들어주는 전술을 구사할 것! 

    두고보면 알겠지만, 문재인 진영은 이미 박정희를 공격할 핵폭탄급 무기를 장진하고 박근혜를 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왜 문재인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나선 총선 때부터 박정희의 5·16, 유신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을 가장 맹렬히 물고 늘어졌는지 포착해야 안다. 박근혜를 과거사 프레임 안에 갇혀 두려는 것! 

    문재인이 어리숙한 것 같지만 유달리 박정희를 그악스럽게 물고 늘어지며 박근혜를 공격하는 걸 보면 상당히 노련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재인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대선 정국을 근본적으로 박근혜가 대리하고 있는 ’박정희‘와 문재인이 대리하고 있는 ’노무현‘의 대리전 성격으로 몰아갈 게 틀림없다. 한편으로는 노무현의 심복이 아닌 것처럼 내숭 떨면서도.

    그래서 이번 대선 정국을 박근혜와 안철수 간의 싸움이 아니라 박근혜와 문재인의 싸움으로 만들어야 문재인은 유리해 진다. 이런 대결이 고조되면 될수록 안철수는 마땅히 물고 늘어질 ’타깃‘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주 대선 출마 선언을 해도 별 관심을 끌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을 비롯한 야당의 박정희 공격이 갖고 있는 다면적(多面的) 숨은 배경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대선후보인 박근혜를 그들의 공격권 안에 그대로 노출시켰다가 박근혜가 인혁당 문제로 실언하자 십자포화를 맞게 했다. 머리 없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문재인의 박정희에 대한 과거사 공격에 대해선 ’노무현의 과거사‘로 맞서야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실패한 대통령 노무현의 폭주(暴走)! 그리고 친인척 대부분이 개입한 부정부패에 대해 전면 공세를 펼쳐야 한다. 

    그런 노무현의 상속자가 문재인! 아~아~, 어찌 노무현을 잊으랴! 동시에 안철수를 겨냥한 검증공세를 조금도 주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새누리당이 또 체면이나 차리며 누구도 악역을 하려하지 않고 이번 대선을 치르겠다고 한다면 이회창이 김대업이라는 악인에 의해 무너졌듯이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를 공격하는 끝없는 과거사 프레임에 갇혀 무너지게 될 것! ’더러운 전쟁‘이라해서 피한다면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윤창중 칼럼세상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cjyoon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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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알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200회 공개방송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처음엔 너무 연예인 같은 게 싫어서 난색을 표했습니다만, 결국 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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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중 칼럼세상> 독자 여러분들, 많은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