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으로 찢기는 위기 상황’···어제 긴급의총 소집, 5시간 논의에도 결론 못내
  •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의 신당 창당파와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선(先)민주당 쇄신’을 외치는 구당파가 야권 통합의 방식을 놓고 격하게 충돌했다.

    삿대질과 고성, ‘양아치’, ‘용팔이’ 등 서로를 향한 비난이 오가는 가운데 양측은 끝내 얼굴을 붉힌 채 등을 돌렸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25일 5시간 동안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야권통합 추진 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도부는 손학규 대표의 ‘12월 17일 원샷 통합전대’, 박지원 의원의 ‘선 독자전대 후 통합 추진’, 신기남 상임고문이 제안한 절충안(12월 17일 합당 의결, 이후 새 지도부 선출) 등 3가지 안을 올려놓고 당론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입장차는 여전했다. 신당파들은 23일 중앙위원회 회의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난 것이 반대파들의 방해 행위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손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23일 중앙위 회의에서 국민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이제 구태정치는 눈앞에서 사라져야 한다”면서 반대파들을 비난했다.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는 물러나라”고 원색 비난한 것을 역공한 것이자 신당 창당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민석, 홍영표 의원은 “23일 중앙위 회의는 양아치들의 대화, 구태의 전형”, “용팔이 사건이 생각났다”고 비난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합법적 절차와 당헌을 무시한 졸속통합, 당원이 모르는 밀실통합에 찬성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손 대표와 박 의원은 회의 막바지에 삿대질까지 하며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박 의원은 홍 의원이 기자들에게 자신을 겨냥해 “김대중 정부 때 한자리했다고 자신이 민주당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해 누가 저를 폄하한다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손 대표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거냐”고 반박하고, 박 의원이 “지금 진실게임을 하자는 것이냐”고 응수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총 35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면서 절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양측간 세 대결은 계속되고 있다. 신당파인 문학진 의원은 원샷 통합전대의 세 확산을 위해 24일부터 의원을 대상으로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반대파들은 1만2천여명의 대의원 중 5천4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단독 전당대회 소집 요구서를 28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