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받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고(故) 박병선 박사의 영결식이 25일 프랑스 파리 외방선교회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심 탁 클레멘스 신부의 집례로 박 박사의 유족과 친지, 박흥신 주불대사, 재불 교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1시간30여분동안 진행됐다.

    심 신부는 강론을 통해 "박병선 박사는 자기의 생명을 바쳐 역사적 업적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가셨다"면서 "우리도 박 박사처럼 미래지향적인 역사와 인류의 문화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주불문화원장은 고별식 증언에서 "박 박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1978년부터 10년이 넘게 '파란 책'들 속에 묻혀 자비로 외규장각 도서를 정리한 뒤 프랑스어로 번역출판했다"면서 "당시 연구비가 없어 골동품까지 팔았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며 물과 커피로 배를 채운 일화도 있다"고 회고하며 고인을 기렸다.

    헌화식은 박 박사가 생전에 희망했던 대로 구노의 아베 마리아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박 박사의 친동생 박병룡씨를 필두로 유족들과 교민들이 차례로 참여했다.

    유족들은 영결식이 끝난 뒤 파리 교외로 이동, 박 박사의 시신을 화장했다.

    박 박사의 유해는 오는 30일 한국에 도착, 국립묘지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