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주식증여→“전 직원 무상 주식증여”의 ‘무릎팍도사’선전→국민적 멘토 부상
  • 1.5%주식 준 안철수의 “全직원 무상 증여” 주장  
      
    대선에 나설 경우 터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김성욱의 안철수 분석 ]

    金成昱(뉴데일리 객원 논설위원) 

     


  •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씨의 1,500억 재산 기부 발표(14일) 이후 안(安)씨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前)대표를 4.9%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1월 셋째 주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대통령 선거를 가상한 다자구도 지지율에서 安씨는 30.9%를 얻어 박(朴) 前대표(26.0%)를 4.9% 차이로 앞섰다.
     
    安씨의 재산 기부는 대선을 앞두고 격해질 財産(재산) 관련 검증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 짙다. 이는 安씨가 국민적 인기를 끌게 된 사건 중 하나인 ‘全직원 무상 주식 증여’ 일화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데 기인한다.
     
    安씨가 여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게 된 계기는 2009년 6월17일 개그맨 강호동이 진행한 ‘무릎팍도사’ 출연이었다. 당시 安씨는 “직원들에게 같이 키워온 회사니까 무상으로 나눠주는데 엄명을 내렸다”며 이는 “저 혼자서만 조그만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다. 거기는 무수한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 安씨 특유의 겸손한 어투로 “절대로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마라. 언론에 나가면 안 된다”며 “엄명을 내렸다”고 장황한 설명을 했었다. 당시 방송 내용은 이랬다.


    강호동 : 전 직원들에게 다 무상으로 주식을 주셨더라고요.
    안철수 : 아 예 그것도 직원들에게 같이 키워온 회사니까 무상으로 나눠주는데, 엄명을 내렸죠. 절대로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마라. 언론에 나가면 안 된다. 이건 우리끼리의 문제고 이게 바깥에 나가면 오해도 생길 수 있고,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그랬었어요. 그랬는데 2주 정도 지나니까 100여 명의 직원이 있으니까 결국은 새나가더라고요. 알게 된 언론사 2군데서 취재를 하러 오셨는데요. 너무 취재당하기 싫어서
    (···중략··· : ‘취재기자들을 피해 다녔고 얼굴이 안 나오는 조건으로 취재에 응했다’는 긴 설명이 이어진다. 편집자 주)
    강호동 : 무상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입니까?
    안철수 : 저 혼자서만 조그만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거든요. 거기는 무수한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강호동 : 그러니까 (安씨가 2005년) 사표를 내니 직원들이 울죠.》
     
    ‘전(全_직원 무상 주식 증여’ 일화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무릎팍도사’를 통해 전 국민에게 각인됐다. 안(安)씨가 최고의 성공은 물론 약자에 대한 배려도 앞장선 ‘겸손한 영웅’으로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안철수의 삶은 달라졌다. 같은 해 10월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희망콘서트’를 벌이면서 본격적인 사회참여를 벌여간다. 올해 9월6일 서울신문에 실린 안철수의 한 지인의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카이스트에서 수업을 들은 또 다른 인사는 안 교수가 ‘무릎팍 도사’에 출현한 뒤 “학생 50명을 상대로 내 생각을 전파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꼈는데, TV에 한 번 나가니 엄청난 반향이 일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마 이때부터 안 원장은 ‘청춘 콘서트’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이 인사는 예상했다.》
     
    安씨는 50명을 상대로 생각을 전하는 것도 어려운 수즙은 사람이었지만 ‘전(全)직원 무상 주식 증여’와 같은 선한 이미지 연출은 그를 국민적 멘토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 진실이었을까?
     
    2011년 10월24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국회 지식경제위 전체회의에서 TV방송까지 다시 틀어가며 安씨의 ‘全직원 무상 주식 증여’의 실체를 밝혔다. 강 의원은 “안(安)씨가 모든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 2000년 10월13일 직원 125명에게 각각 650주씩 총 8만주를 전환사채로 증여한 것이 전부”라며 “이는 안철수 연구소 발행주식 560만 주의 1.5%에 해당하는 미미한 액수”라고 말했다.
     
    실제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安씨는 “회사를 키우기 위해 피땀을 아끼지 않은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본인이 보유한 주식 중 8만 주를 나눠줬다는 국민일보 기사(2000년 11월6일)를 일부 인용하면 이러하다.
     
     《벤처기업 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자신의 주식을 나눠주는 현상이 부쩍 늘고 있다.그 동안 우수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회사주식을 스톡옵션으로 주는 형태가 주종을 이뤘지만 벤처업계에 찬바람이 불면서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사장이 자신의 주식을 기꺼이 내놓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주식 8만주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줬다.이 회사는 당초 내년 초 상장할 때 공모주 청약을 받으면서 우리사주를 배정할 계획이었으나 안 사장은 돌연 상장시기를 늦추면서까지 직원들에게 자신의 주식을 나눠준 것》
     
    <벤처, 직원에 주식배정 확산…이탈 막기 고육책>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안철수 연구소의 8만주 무상 증여 소식과 함께 무역사이트인 티페이지 심은섭 사장의 회사주식 10만주 직원 증여, 인터넷 솔루션업체인 인디시스템 김창곤 사장의 회사주식 30만주 직원 증여, 리눅스업체 아델리눅스의 스톡옵션 및 우리사주 배정 등을 소개했다.
     
    기사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벤처직원들의 대기업행이 확산되면서 이미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도 이러한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고 분석한 뒤 “현금이 넉넉하지 못한 벤처기업이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역시 주식밖에 없다. 벤처업계가 어려워질수록 이러한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2009년 安씨의 주장과 달리,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업계의 관행이라는 내용이다.
     
    1.5% 주식증여“전 직원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줬다”는 요지의 ‘무릎팍도사’에서의 선전국민적 멘토 浮上(부상)으로 이어진 알고리즘은 安씨가 대선에 나설 경우 터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安씨는 14일 1500억 재산 기부 발표로 이 모든 검증을 피해갈 여력이 생겼다. 그러나 진실과 거짓, 양심의 淸濁(청탁)을 분별할 국민의 도덕적 검증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