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보수 최소 5억3,091만원···회계자료엔 5,936만원, 기부금은 18억691만원
  • 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벤처기업 사장과의 간담회에서 한 업체 사장이 건넨 넥타이를 매고 있다. ⓒ연합뉴스ⓒ
    ▲ 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벤처기업 사장과의 간담회에서 한 업체 사장이 건넨 넥타이를 매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후보의 정체는 무엇인가.

    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공개적으로 밝힌 ‘월급 전액 기부’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 따르면 박원순 후보가 포스코와 풀무원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받은 보수는 최소 5억3천91만원에 달한다.

    박 후보는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총 3억3천695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2003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재직한 풀무원홀딩스로부터는 1억9천396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강 의원이 아름다운재단의 월별 수입지출 내역을 검토한 결과, 박 후보의 보수 가운데 ‘급여기부금 지정기탁처 지원’ 명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2007년 8월 이후 5천936만원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모든 사외이사 보수를 기부했다고 주장하는 박 후보는 스스로 나머지 4억7천155만원에 대해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아울러 “만약 박 후보가 재단으로 사외이사 보수를 기부했다면 당연히 재단의 회계 처리상 기재돼야 할 운영후원금과 기금 수입, 운영기금 항목 역시 2003년 4월30일부터 2007년 2월28일까지 총 22회에 걸쳐 1억475만원만 잡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4억7천155만원이 희망제작소에 기부됐다고 봐야 하지만 희망제작소는 국세청에 결산 공시를 해야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8년 개정)을 어기면서까지 4년째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어디에도 위에 대한 구체적 회계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2008년 이후 박 후보가 낸 3천808만원의 기부금은 촛불시위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반대 등을 주도해온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지원에 쓰였다.

    기부금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곳보다는 진보-좌파 단체 지원에 주로 쓰인 것.

  • 그는 “박 후보가 자신의 사외이사 보수를 얼마나 희망제작소에 기부했는지에 대한 관련 자료를 해명하지 못할 경우, 그 동안 박 후보가 강조해 왔던 ‘사외이사 월급의 전액 기부’가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또 “지금 재단 측이 (본인에 대한) 고소를 운운하는데, 아름다운재단의 실질적 리더였던 박원순 후보가 직접 고소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자신은 뒤로 몸을 숨긴 채 제3자를 내세운 고발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재단 측 역시 현재의 불투명하고 불분명한 회계 처리부터 하나하나 정비한 후에 제대로 반박하라”면서 박 후보와 재단 측 모두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아름다운재단 측의 해명도 상당히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 자료 제시는 없고 말 뿐이라는 것.

    재단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 의원이 재단의 기부금 지출 내역만 보고 수입 내역은 확인하지 않아 숫자가 안 맞는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재단의 수입·지출 내역은 의무 공시 항목이기 때문에 숨길 수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재단 측은 박 후보의 사외이사 수입과 관련해 “강 의원이 적시한 건 세전 금액으로 세후로 보면 포스코와 풀무원으로부터 받은 게 4억9천400만원이고 이 가운데 90%가량인 4억4천1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간사 교육 등 운영비용으로 쓰였다”고 덧붙였다.

    재단의 다른 관계자는 “강 의원 측에 이미 충분히 재단의 회계 관련 사항을 설명했고 강 의원 측에서도 더 이상 문제 제기할 게 없다고 했는데 오늘 또 이런 자료가 나왔다. 사실과 맞지 않는데도 계속 이런 주장을 하고 있어 난감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어이가 없다는 분위기다.

    강 의원 측은 “우리는 분명히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는데 재단 측이 앞뒤가 안맞는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조건 기부금으로 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 우리는 박원순 후보의 보수 5억여원 가운데 2007년 8월 이후 지출된 금액이 5천936만원에 불과한 것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라고 했다. 말뿐이 아닌 자료를 요구한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 측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검증을 지속할 것이다. 명확한 해명 없이 넘어갈 생각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