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성인남녀 700명 설문, "좋다" 35% "안좋다" 56%
  • ▲ 배우 오인혜가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배우 오인혜가 6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연말 시상식과 영화제마다 뜨겁게 화제가 되는 ‘레드카펫 여배우 노출 논란’을 주제로 레드카펫 문화와 시스템을 집중 조명한다. 19일 밤 11시 방송. 

    지난 6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배우 오인혜가 파격적인 노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화제 선상에 올랐다.

    아슬아슬하게 가슴을 살짝 가린 오렌지빛 드레스는 영화제 사상 역대 최고 수위의 노출로 꼽히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고 신인배우인 그녀는 레드카펫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관심과 함께 과한 노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무명 배우지만 레드카펫에서 사진 한 장이라도 찍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문제의 드레스를 입었다”는 오인혜의 해명이 이어졌다.

    이에 성을 상품화한 무명배우의 홍보 전략에 대한 질책과 동정여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고 있다.

    레드카펫은 국내외 언론과 시청자 및 문화계 팬들이 집중하는 행사인 만큼, 신인배우나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배우에게 레드카펫 위의 드레스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렇듯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위한 여배우들의 과감한 노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여성의 노출 패션이 일상화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끼와 개성 표현의 장인 레드카펫 위의 노출은 오히려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 입장도 거세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는 각종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선정적인 노출은 불쾌감과 민망함을 주며 대중들에게 인지되기 위해 여성으로서 '몸을 상품화하는 홍보 전략 수단'으로 전락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 ▲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제4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여배우들.   ⓒ 고경수 기자
    ▲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제4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여배우들. ⓒ 고경수 기자

    이번 토론의 전문가 패널로는 ‘레드카펫 여배우 노출 찬성’ 입장에 박만현 패션 에디터 겸 스타일리스트와 김겨울 스포츠조선 연예부 기자가, ‘레드카펫 여배우 노출 반대’ 측에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와 이해완 MBN 문화부 기자가 출연한다. 

    박만현 에디터는 “레드카펫은 여배우를 이슈화할 수 있는 좋은 자리이며 이슈가 되기 위한 여배우들의 과감한 자기표현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밝혔고, 김겨울 기자는 “몇몇 영화배우들은 레드카펫 노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스타도 있다. 노출은 여배우들의 의사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재근 평론가는 “영화제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전무하고 오로지 레드카펫 위 여성의 가슴에 대한 집착만 있는 우리 사회 관심의 방향에 문제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해완 기자도 “오인혜는 드레스를 입고 나온 의도가 순수하지 않았다. 노출보다 속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녹화장에서는 시민토론단으로 참여한 현직 가수, 모델, 연극 배우들과 연기 전공 대학생이 전하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한 모델은 “톱스타가 노출을 하면 럭셔리하고 아름답다고 평하고, 무명배우가 노출을 하면 스타가 되기 위한 발악이라는 말까지 하는데 이것은 편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연극배우도 “아마 많은 신인 배우들이 기회를 잡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노출을 선택할 거예요. 저도 지금 연극을 열심히 하는데도 주목을 못 받고 있는데 저한테 그런 기회가 오면 벗을 겁니다”라고 찬성 입장에 손들 들어줬다.

    한 걸그룹 멤버도 “일 년에 몇 번 없는 영화제인데 평범한 차림은 큰 축제에도 실례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한 인디밴드 드러머는 “저도 록밴드를 하고 있는데 조명을 크게 받지 못해요. 그래서 주목 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중들 앞에서 노출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해야죠”라고 주장했고, 한 연기 전공 대학생은 “배우의 아름다움은 가슴이 아니라 연기“라고 밝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레드카펫 여배우들의 노출 어떻게 보시나요?’라는 질문에 35.2%가 ‘자신의 아름다운 몸을 당당히 표현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답했고, 35.0%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 해 홍보하는 것 같아 보기 안 좋다’고 답했다. 또 21.9%도 ‘공개된 장소와 방송을 통해 청소년들이 접하므로 유해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레드카펫 여배우의 노출에 찬성하는 의견의 남녀성비는 남자가 47%로 10명 중 5명, 여자가 24.5%로 10명 중 2명 꼴로 2.5배 가량의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사기관: 리얼미터 / 조사기간: 10월 16일 / 표본 수: 700명 / 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3.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