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복지와 서양의 몰락
    -발품 한번 팔아 통일로 가자
    허문도

    발품 한번 팔기 싫어하면 자치(自治)가 아니라 좌치(左治 좌익이 다스리는)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무상급식 투표의 의미가 그렇다.

    손 하나 까딱하기 싫고, 공짜 좋아하는 인간 심리의 약점을 좌익혁명가들은 처음부터 노렸다. 좌익 원조 레닌은 일선에 있는 병정들에게 전쟁 그만두고 집에 돌려보내 주겠다고 공약했고, 농민들에게 땅을 공짜로 나눠 주겠다고 공약하여 세상 뒤집어 엎었던 것 아닌가.

    러시아의 농민들은 나중에 집단농장에서 강제노동 신세가 되면서 그 공짜가 공짜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세상에 공짜가 있나. 누군가는 값을 치르고 아니면 나라가 빚내야 하고, 결국은 국민 스스로가 덮어쓰고 만다. 공짜인 척 휘두르는 복지공약은 따지고 보면 시한부 사기 공약이다. 민주주의와 복지의 선진국인 서양나라들이 오늘에 도달한 결론은 「고복지(高福祉) 고부담(高負擔)」 즉 고(高)세금이다. 그리고 가정부와 대학교수의 월급에 차이 없음을 목표로 하니, 사회는 애써 머리 싸매고 밤잠 안자는 사람이 없어져 간다. 사회에 활력이 없어지고 다이나미즘(역동성)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세계를 호령하던 서양의 선두 주자들이 2류국가, 중늙은이 국가로 주저앉게 된 사정은 대강 이렇다 할 것이다.
    좋은 선례로 영국이 있다. 2차대전이 끝나고 좌파인 노동당이 복지성 공약을 앞세워 집권하자, 우파인 보수당도 복지정책으로 따라 붙었다. 여야를 바꿔가며 벌인 복지정책 경쟁으로, 영국은 교육, 의료, 실업수당 등 초일류 복지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대영제국의 국세는 3등국가로 주저 앉고 말았다.

    일류복지 국가 영국의 복지의 골조를 「창조적으로 파괴」(슘페터)한 지도자는 철의 여인 댓쳐였다. 교육부 장관 시절 초등학교급 아동들의 밀크 무상급식을 끊었다. 신문과 대중들이 「밀크․스냇쳐」(도둑)이라며 벌떼처럼 들고 일어 낫지만 굽히지 않았다. 사람들이 잊고있던 자립․자조의 기풍을 사회에 일으켜 현대영국을 중흥시킨 지도자가 댓쳐인 것을 다 알고 있다.

    대권에 꿈을 둔 사람들이 댓쳐에 주목하는 것은 있음직하다. 누군가가 공약용 연구소 미리 만들어 복지정책 운운하며 언론에 한마디 한 것 같은데, 그것이 빌미가 되었는지 오늘날 여야간에 공짜 무상시리즈의 복지 포퓨리즘 아이디어 경쟁에 불이 붙었다. 달콤한 얘기가 많지만, 심뽀는 나랏돈으로 선거운동하자는 것 아닌가. 재원(財源) 같은 것에 구애 안 받겠다면 왜 대학등록금만 반값인가. 온 값은 두뇌용량이 모자라는가. 여야 모두, 누가 더 빨리 나라를 확실하게 거덜 낼 것이지 경쟁하는 꼴이다.

    현실에 책임질 생각없는 야당은 복지 포퓰리즘의 유혹에 넘어 가기 십상이지만, 멀쩡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무상씨리즈 경쟁에 기를 쓰고 뛰어든 것은 정치권 전체에 망조가 들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참 다행스럽게도 서울시의 무상급식문제 투표는, 시민들이 정치권 모두를 정신차리게 할 절호의 찬스인 것 같다. 국운이라면 국운이다. 이 찬스가 없다면 내년 대선은 무상씨리즈 망국게임으로 뒤덮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왕창 무상으로 주고 보자는 발상은 살림걱정은 꿈에도 안하는 발상이고, 공짜 선호심리에 호소하여 세상한번 휘저어 보겠다는 발상이고, 국민다중을 낚시 밥에 걸어 저들 정치의 제물로 해보자는 발상이고, 결국은 좌익 원조 레닌의 망령으로 이어지는 발상이다.

    무상급식 투표는 발품 한번 팔아 나라 구할 수 있는 찬스다.
    다시 한번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잘 나가던 모든 선진국들이 들어내 놓고 말은 안해도, 확실하게 허리가 꺾이는 전환점이 무상복지 씨리즈 였다는 것을.

    이대로 가면, 대권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들이 스스로 무상복지 터널에서 빠져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짜유혹이 표가 안된다는 것, 나라가 망한다는 것, 서울사람들 말고 가르칠 사람들이 없다. 그것을 가르칠 기회는 순간에 지나갈 것이고, 발품 팔 기회 놓진  회색 후유증은 영원에 닿아 있다.

    국운은 지금 우리민족 유사이래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 천지를 휩쓴 K-POP의 기(氣)가 그렇고, 세계시장을 휘젓는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의 제조 파워가 그렇고, 동서양 가리지 않고 가슴을 파고드는 한류의 끼가 그렇다.

    산정(山頂)가까이 온 우리민족한테, 하늘은 어김없이 시험을 걸고 있다. 그 끝은 망국인, 호화찬란한 무상복지 터널이 문을 열고 있다.

    중첩하는 수난을 뚫어 낸 우리민족을 하늘은 배려하는가. 발품 한번으로 이 시험을 통과하게 해 놓았으니.
    한 번 발품으로 국운상승의 다이나미즘에 승차하라. 그 기세가 민족통일에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