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가 5일 납북자 관련 일로 신변보호를 받는 인물로는 처음으로 이북을 방문하기로 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최 대표는 부인과 함께 5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을 '관광객' 자격으로 방문한다. 정부는 그동안 신변상의 이유를 들어 국군포로 탈북과 국내 입국을 지원해온 최 대표의 방북을 불허했었다. 하지만 최 대표가 강하게 반발하자 4일 정부는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아닌 금강산 관광을 하는 개인 자격으로 최 대표의 방북을 허가했다.
     
    최 대표는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으로 향하는 심정을 담담히 말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라는 게 남북 양측이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 한다는 합의 하에 이뤄진 것 아니냐. 정부가 방북을 허가한 마당에 이북도 어쩌진 못할 것"이라며 "아버지(납북자 최원모씨)도 잃었고 어머니도 한 많은 인생을 사셨다. 나는 40년동안 아버지의 생사도 모르고 어렵게 살아왔다. 이런 나를 이북이 건드리겠는가. 부담없이 떠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방북 목적을 선친의 제사라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제사준비를 조금 해 간다"며 "아버지가 좋아하던 조기와 계란, 전 등을 도시락에 싸서 가져간다. 2002년 4월 어머니가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 포함돼 금강산을 갔다. 그때 북 적십자사는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불가라고 통보했다. 어머니는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복잡한 심정으로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러 간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정부가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그는 "40년 혹은 50년동안 생사확인도 안되는 1000여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있다 "며 "정부는 남북장관급 회담을 할 때 공식적으로 납북자 문제를 제기해어야만 했다. 남북이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납북된 대한민국 국민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는 정부가 어느나라 정부냐"고 성토했다.

    최 대표는 이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은 북에 다 줘도 손해가 없다고 했는데 무슨 손해가 없다는 것인가. 지금 북에는 1000여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생사확인도 안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을 구하려는 노력없이 북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2005년 6월 국군포로 장판선씨 일가족 6명의 집단 탈북을 돕는 등의 활동을 벌인 뒤 이북으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았더고 호소했으며 그해 10월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이북은 5일 오전까지 아직 최 대표의 방북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이북이 기피인물로 지목해온 최 대표의 방북을 허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