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첫 번째 감옥살이는 폭력배들과의 동거였습니다.

    감옥은 죄명별로 재소자를 수감하는데 내가 들어간 방이 폭력행위로 들어온 사람들의 공간이었던 것이죠. 그곳은 그냥 술먹고 분을 못 이겨 들어온 사람도 있고, 폭력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른바 조직폭력배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그들의 속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몸에 생긴 칼자국의 유례와 험상궂음 너머의 애잔함들을 알게 되었지요. 당시 만 20세도 안되었던 나는 그 형님들로부터 특별한 보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건달, 폭력배입니다.

    대부분 칼을 차고 다니지요. 그들은 나와바리를 관리하며 삥을 뜯어 먹고 삽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눈물이나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장사가 안 되는 사람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삥을 뜯지 않습니다. 먹고 살아보려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는 까닭이지요. 자신들이 보기에 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만큼만 뜯어냅니다.

    그저 막무가내로 수탈하는 자들을, 그들은 양아치라 부르더군요. 

    그 형님들에게 김정일부자는 어떻게 비춰질까요?

    김 부자는 해외에 약 6~7만의 노동자를 파견(?)한다고 합니다. 쿠웨이트의 경우 월 임금이 1인당 5천 달러인데, 노동자가 결국 손에 쥐는 것은 200달러 밖에 안 된다고 하는군요. 임금의 절반인 2400달러는  김정일부자의 호주머니인 38호실과 39실로 바로 들어갑니다. 나머지의 돈도 조선의 대사관 노동국 등에서 떼어가고 김정일부자의 생일마다 충성의 자금이라 하여 또 떼어가니, 결국 노동자에게 남는 돈은 200달러 밖에 되지 않게 됩니다.

    개성공단 노동자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 1인당 약 85달러의 월급이 차려지는데 이 돈을 김정일부자는 가로채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은 노동자에게 직접 월급을 주지 못하고(!) 김정일 집단에게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달러를 조선돈으로 바꾸어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바꿀 때 시장환율을 적용시키지 않고, 공식환율을 사용합니다. 시장환율이 1달러당 3200원인 반면 공식환율은 대체로 1달러당 160원으로 시장환율이 공식환율의 20배가 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환치기로 인해 노동자가 받는 돈은 4.25달러가 되는 것입니다. 김정일부자는 가만히 앉아서 노동자 1인으로부터 월 81.75달러를 약탈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상 어느 사회에서도 이렇게 착취한 적은 없습니다.

    봉건시대 지주들이 소작농에게 가혹하게 빼앗아도 생산물의 70%정도에 그쳤습니다. 노예시대 노예주인이 자신들의 노예들에게 빼앗은 것도 많아야 80% 정도였을 것입니다. 김정일부자는 봉건시대의 악질지주나 노예주보다 더 참혹하게 북한 노동자를 약탈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봉건시대나 일본 제국주의 시대 소작농민보다 비참하며, 노예들의 신세보다 더 가련합니다.

    이 기가 막힌 상황보다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우리 조선노동자들은 이나마도 서로 가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으로, 그리고 해외 노동자로 나가는 것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바로 여기에서, 북한 노동자의 기막힌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주입니다.

    그 건달 형님들과 헤어진 지 24년이 되어갑니다.

    그들의 다수는 나이 때문에라도 그 생활을 청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그들에게 이런 김정일의 실태를 알려준다면 딱 이렇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정일이 갸는 깡패 아이다. 양아치다. 우리랑 비교하지 마라. 쪽팔린다 아이가!”

    하지만 실상 더욱 창피스런 일은 이 자들을 추종하는 멀쩡한 사람들의 존재입니다. 더욱 어이없는 일은 이 자들과 손을 잡고 정부를 세우려는 사람들이지요. 차라리 양심있는 건달들의 손을 잡고 말지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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