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린 "北 돌발행동땐 안보리 결의 채택해야"
  •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9일 "북한이 정권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그 결과는 한국이 원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날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공동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연례포럼에서 이같이 예상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남북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통일 이후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이 말한 '한국이 원하는 결과'는 정권교체로 인한 북한 내부의 혼란과 급속한 변화로 정권 붕괴상황이 야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한국에는 침착한 대응과 한미공동훈련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며 "어느 쪽이든 실익이 있었을 테지만 중국에 밀릴 수 없다는 측면에서 공동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과 주변국의 변화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바란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북한의 핵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일본 석좌는 토론에서 "이명박 정부의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미국은 초당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대화가 곧 북핵의 억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 석좌는 "북한 문제는 6자회담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힘을 실어주면서 6자회담 불참이나 돌발행동 시 유엔결의를 채택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화와 제재의 가장 효율적인 조합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이 미국의 쇠퇴·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굳이 한 쪽을 택해야할 필요는 없다"며 "한미관계를 일관성 있게 해나가면서 대(對)중국 관계도 쌓아나가며 지역의 유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북한 문제는 외적으로는 핵문제와 남북대치 문제를 갖고 있고 내적으로는 경제난, 인권문제가 상존해 일괄타결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다자주의를 기본으로 하되 성급한 제재와 응징보다는 전략적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협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