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 AP=연합뉴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성차별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당 출신으로 현재 자유민주당과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캐머런 총리는 27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의 여성 재무차관 안젤라 이글과 국립의료원(NHS) 개혁과 관련해 언쟁을 벌이던 도중 "진정해요, 자기(Calm down, dear)"라고 말했다.

    이는 영국의 자동차 보험 TV 광고의 한 장면을 따라한 것이다.

    이에 노동당은 물론 여성 단체와 인터넷상에서는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노동당 예비내각의 에드 볼스 재무장관은 캐머런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나는 `진정하라'고 했다. 당신이 원하면 당신에게도 똑같이 말해줄 수 있다"며 거절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 2007년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데이비드 밀리반드에게도 같은 말은 한 적이 있다.

    이글 차관은 캐머런 총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그는 당황했을 때 좀 무례한 것 같다. 현대 남성이라면 그런 말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의 한 보좌관은 캐머런 총리의 발언을 "깔보는 듯하고, 성차별주의적이고, 모욕적이고, 총리답지 않다"고 비난했다.

    영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총리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육아정보 사이트인 `멈스넷(Mumsnet)'에서 한 여성은 "의회 성차별주의의 빙산의 일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일부는 악의 없는 발언을 너무 과도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캐머런 총리를 두둔하기도 했다.

    한 성평등 운동 단체 관계자는 "의회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성차별적인 조롱과 무시하는 발언에 맞서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같은 비판에 "유머러스한 발언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