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돌아가도 ‘반말’로…네티즌 “공인자세 아냐”'돌발영상' 비난말고 품격 발언해야

  • “강재섭댁~”
    “원칙 주장하는 공주님 또 한 분 나오셨네...”
    “원칙만 주장하려면 법원으로 돌아가라. 빨리~”
    “정치는 원칙이 아냐~좀 더 배워. 정치~”

    지난 1일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모두 같은당 최고위원인 나경원 의원을 향한 비난이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회의 전 후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그게 차라리 몰래카메라였으면 좋았을 듯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기자들 앞에서, 카메라 앞에서, 그야말로 거침 없었다. 한 편의 코미디가 연출됐다.

  • 5일 방영된 ‘YTN 돌발영상-분당에서 분당(分黨)?’ 편은 그런 '여의도 발 정치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 줬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최고위원들은 취재기자들 앞에서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었다.

    4.27 분당을 재보궐 공천을 앞두고 최고위원들은 전략공천이냐 당내경선이냐를 저울질했다. 그런 갈등이 수준 낮은 대화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전략공천을 반대하는나경원 최고위원에 대한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은 인신공격 수준을 넘나 들었다.  

     

    나 최고의원이 회의장으로 들어서자 김무성 원내대표가 정겹게 한 마디를 건넸다.

    “미용실 다녀왔네~”

    반가움은 딱 여기까지였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다짜고짜 말했다.

    “강재섭댁~”

    당내 경선이라는 원칙을 주장하는 나의원을 비꼰 것이다.

     

    나 최고의원은 어이가 없는 듯했다.

    “아니 제가 왜 강재섭댁이에요?”

     

    홍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갔다.
    “원칙 주장하는 공주님 또 한 분 나오셨네...”

    원칙을 중시하는 박근혜 전대표를 빗댄 비야냥이 묻어 나오는 말투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훈계하고 나섰다.

    “정치는 원칙이 아니야. 원칙으로 해결되지 않는 걸 해결 하는게 정치야. 좀 더 배워. 정치~”

    홍준표 최고위원이 다시 나섰다.
    “원칙만 자꾸 주장할 것 같으면 법원으로 돌아가라. 빨리~”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이었다. 카메라는 이걸 그대로 다 담고 있었다.

    안상수대표가 들어와서 기자들을 내보냈다. 비공개회의가 시작됐다.

    회의가 끝나자 이번엔 취재기자들을 향한 '반말 코미디'가 벌어졌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홍 최고위원에게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공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전략공천인지 당내경선인지)발표할거야. 이견 없었어. 나는 반대도 안해. 찬성도 안해”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기자들은 물었다.

    “정운찬 전 총리 입니까”

    “놀고 앉았네, 신정아 좋으라고?”

    "임태희 실장입니까?"

    “그건 코미디라고 했잖아”(신경질적으로)

    "강재섭대표 입니까?"

    "니가 혼자 다해라"

    반말조 단문 대답이 카메라 앞에서 적나라하게 나왔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어이없다~”

    “본인들이 코미디언이다. 여성의원 희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돌발영상이 인기가 있겠는가”

    “공인 맞나? 여당 지도부들끼리 아무리 친해도 카메라가 돌고 있는데 함부로 말하는 것은 보기 안좋다. 동료 의원을, 언론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대의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기자들, 특히 그들의 육성이 그대로 담기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을 향해 발언하는 것이다. 그들은 국민에게 반말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다. 진짜 코미디언은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