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교수 "인간관계 자의적 해석 가능성" “‘4001’ 책 열풍, 40-50대男 관음증 탓”
  • 2007년 학력위조와 변양균 전 청와대정책실장과의 스캔들로 논란을 일으켰던 신정아씨가 최근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으로 또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신씨가 인간관계를 확대해석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과 교수는 25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 “책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전혀 없는 일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전혀 없는 일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인간의 기억이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떤 작은 단초를 자기가 확대해석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 ▲ 신정아씨가 22일 자전적 에세이집 출판기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응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신정아씨가 22일 자전적 에세이집 출판기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질의응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 교수는 “만약 제가 굉장히 높은 정치인이나 스타를 스쳐서 한 번 인사했는데 그 분이 ‘반갑습니다’라고 얘기하면 저한테는 평생 기억에 남겠지만 상대방은 수백명을 만나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다”면서 “꼭 신정아씨가 망상을 갖고 있다는 해석보다는 어떤 벌어진 일을 복기하고, 또 여러번 되씹다보면 한쪽으로 생각이 치우쳐버린 상황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결국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스토리를 진짜 그랬다고 믿어버릴 수가 있다”면서 “신씨가 밝힌 전체 원고가 A4용지로 한 700매 가까이 쓴 편인데 그 과정을 치유적인 관점으로 썼는지 복수와 자기합리와의 칼을 갈기 위해 쓴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신 씨가 수감생활을 하고 또 굉장히 오랫동안 시달림을 당한만큼 그 과정에서 언뜻 왜 나랑 같이 함께 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나에게 등을 돌리고, 다 내가 한 거라고 얘기하는지 등에 대한 심한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혼자 다 뒤집어쓸 수는 없다, 차라리 판을 다 깨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40-50대 남성들이 이 책에 큰 관심을 보이는데 대해 하 교수는 “그분들이 갖는 관음증적인 생각들, 일종의 공인들의 사생활을 은밀하게 엿보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사회가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드러내 주고 있는, 교수 및 관장 채용 등 모든 부분들이 네트워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에 대해 공정성이 깨졌다는데 분노, 실망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책의 파장을 두고는 “지금부터 자연발아해 커지기 보다는 거론된 분들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