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 한국 교회 지도자 30여명이 사학법 재개정을 강력 촉구하며 집단 삭발식을 강행했다. 30여명의 집단 삭발은 한국 교회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종교계가 순교투쟁에 나선 모습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 이광선 목사, 이하 예장통합)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총회와 수도권 지역 노회장, 사립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며 30여명의 집단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날 삭발을 강행한 목회자들은 이용기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결총회장) 김동권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증경총회장) 김용관 목사(총회 교목전국연합회장) 김종채 목사(한국기독교공보사 사장) 박노원 목사(한국장로교출판사 사장) 장현운 목사(총회 사회봉사부장, 서울지역 목회자회 총무) 등 총회 교단 수도권 노회장들과 지역교회 목회자 30여명이다.

    삭발식 거행에 앞서 총회장 이광선 목사는 “기독교인들은 함부로 삭발이나 죽음을 선택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즐겨하는 이들도 아니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내보이면서 “오늘 우리를 삭발까지 하게끔 만든 장본인은 바로 현 집권 여당의 오만함이다. 오늘 우리의 삭발은 사립학교만을 위한 것은 아니며 ‘신앙과 선교의 자유’를 침해됐을 때에도 순교로 맞섰던 신앙의 선배들을 이어 일사각오로 맞서자”며 재차 사학법 재개정을 강력 촉구했다.

    이어 21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 소속 20명의 교단장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목회자 30여명의 삭발식이 거행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3층 예장통합 총회장실에서 금식 기도에 돌입했다.

    아울러 그간 정부의 개정 사학법을 사실상 지지해왔던 개신교 진보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그간의 입장을 변경해,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KNCC 전광표 회장과 총무 권오성 목사 등 KNCC 관계자를 비롯,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 등은 이날 ‘사학법에 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사학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개정 사학법의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방형 이사 선임 문제를 담은 조항 등은 기존 이사회 전체를 불신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다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예장통합은 오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교회 본당과 광장에 촛불을 켜고 ‘개정 사학법 재개정 촉구를 위한 한국교회 목사 장로 비상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기도회는 목사 장로 각각 750명씩 총 1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기총은 “KNCC와 교단장협의회를 비롯한 각 교단장들과 교계지도자들이 금식과 삭발을 통해 결연한 입장을 표명하고 행동에 나섬에 따라 정치권에 압박의 수위를 높여 ‘개방형이사제’를 포함해 금년 내에 반드시 재개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