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단지 우리는 더 나은 환경을 바랄 뿐”17일 만화진흥법 제정 공청회 개최
  • ▲ 17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화진흥법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 17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화진흥법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5조원 규모를 내다보는 우리 만화산업이 문화콘텐츠 시대의 첨병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관련 산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만화진흥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17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콘텐츠 시장의 숨은 진주 ‘만화산업’을 육성·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뛰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대표 발의하는 ‘만화진흥법(안)’은 저작권 보호와 매체 발굴, 작가 복지 등을 책임지는 기구인 만화진흥위원회를 설립하고 관련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이 만화진흥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이 만화진흥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조 의원은 만화산업과 관련, “통계에 의하면 현재 국내 만화산업 자체는 7200억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사실상 여러 흐름을 살펴본다면 5조원 이상의 기여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과 영화를 비롯해 무료로 서비스 중인 포털사이트의 만화가 차지하는 비중, 통계로 제대로 잡히지 않는 삽화, 신문만평, 정기 연재물, 홍보만화 등의 매출액을 계량화 할 경우 시장 규모는 무려 7배 정도 커진다”며 “우리는 만화산업을 다시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만화산업의 강점에 대해 “수년간 영화 한편을 제작하는데 쓰이는 100억원으로 1000편의 만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인터넷 시대에 ‘웹툰’이 최고의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뉴미디어의 속성에 가장 부합되는 ‘빠른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화가는 ‘1인+a’라는 창조기업의 속성을 갖고 있다”며 “만화창작자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펼칠 경우, 건전하고 우수한 수천개의 중소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하지만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작 창작을 펼쳐야 할 작가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한국 만화산업의 현실”이라며 “만화진흥법 제정을 통해 창작자들을 획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풀 “만화진흥법,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이와 관련, 조윤선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화계 및 학계 인사들과 정부 관계자 500여명 등을 초청해 ‘만화진흥법’ 제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 ▲ 만화가 강풀 ⓒ뉴데일리
    ▲ 만화가 강풀 ⓒ뉴데일리

    특히 이날 공청회에는 조관제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비롯해 ‘머털도사’의 이두호, ‘풀 하우스’의 원수연, ‘로봇 찌빠’의 신문수, ‘순정만화’의 강풀 등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 만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만화가이자 작가인 강풀(본명 강도영)은 만화산업 관련,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만화산업 시장이 어렵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만화가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투정 부릴 생각은 없다”면서 “다만, 새로 발을 딛는 후배들이 걱정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강 작가는 어려운 만화산업의 현실에 대해 “출판 만화잡지가 폐간이라는 위기를 수차례 겪어왔고 그 대안으로 ‘웹툰’이 부상했는데 사실 이 조차도 포털에 기댈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면서 “우리나라 만화 지망생들이 만화를 그리고 싶어도 데뷔해 작품을 보여줄 공간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창작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만화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영화나 다른 문화 사업의 경우,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만화는 뒷전이다. 지금 만화진흥법(안) 제정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 조차도 너무 늦어 안타깝게만 여겨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강 작가는 “더욱 우려되는 점은 많은 작가들은 만화진흥법이 오히려 창작의 족쇄로 작용할 지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단지 우리는 만화산업 발전을 위해 좀 더 나은 환경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