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14일 사설 '국민이 태극기 생각하며 눈물 흘리지 않으려면'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간첩 혐의로 구속된 강순정(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부의장) 씨가 북한에 보낸 충성서약문에 ‘인공기만 봐도 눈물이 날 정도로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집에 김일성 사진도 걸어 놓았다고 공안 당국은 밝혔다. 그가 평소 태극기와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쉽게 짐작된다.

    강 씨는 사실상 ‘노동신문의 서울특파원’ 역할도 했다. 그가 북에 보낸 ‘미선·효순 양 사건’ 관련 사진 10여 장은 노동신문에 그대로 실렸다. 간첩죄로 복역하다 1998년 8·15 특사로 풀려난 뒤 보안관찰을 받던 상태에서도 북의 지령에 따라 맥아더 동상 철거,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 등을 주도했다. 대한민국의 방어 기제에 큰 구멍이 뚫리지 않았다면 그가 좌파 재야단체 고문 행세를 하며 이렇게 활개 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의 핵실험과 좌파 진영의 끈질긴 ‘흔들기’로 인해 우리나라는 지금 안팎으로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예비역 대장 10여 명이 그제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나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의 전시작전통제권 한국 이양에 강력히 반대한 것도 안보상황이 그만큼 심각함을 절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6자회담이 18일 열린다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한미 양국 정부가 2009년 10월∼2012년 3월로 합의한 전시작전권 이양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한미연합사 해체도 서두를 일이 아니다.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도 2013년경으로 당초 예정보다 몇 년 더 늦춰질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북핵 문제의 추이를 지켜보고 한국의 차기 정권이 미국과 이 문제를 재론하는 것이 옳다.

    그보다 시급한 것은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반미를 부추기는 세력의 공세로부터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일이다. 안보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반(反)대한민국 세력의 도발을 방관만 한다면 언젠가 우리 국민이 태극기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