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이 핵실험 직후인 지난 10월 18일 국방위원회 군수동원 총국장 김익현에게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지원해 줄 전망이 없지만 결국 남조선에서 식량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면서 “부족되는 식량(군량미)은 쌀이 들어오면 더 보충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중앙일보가 4일 보도했다. 군수동원 총국장은 전쟁대비 물자 징수 및 비축책임자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사실을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로부터 독점제공받아 전했다. 남 교수가 제공한 자료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군수동원 총국장에게 하신 말씀’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결정 제122호’(2006년 11월 3일) 등 두 문건이다. 이들 자료는 평양을 출입하는 중국 소식통이 노동당 간부급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군수동원 총국장에게 하신 말씀’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김정일은 군수동원 총국장을 접견, “보고된 자료를 보니 당에서 세운 (전쟁 예비 식량) 목표의 83%를 확보했다고 하는데…”라며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지원해 줄 전망이 없지만 결국 남조선에서 식량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부족되는 식량은 쌀이 들어오면 더 보충하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 또 김정일은 “연유(디젤유) 문제도 머지 않아 풀릴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결정 제122호’ 문건에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최근 농업 현황을 집중 검열, 2006년 추곡 생산량이 210만t이지만 이를 350만t으로 허위 보고한 혐의로 13명의 당과 농업위원회 소속 간부들을 비롯해 다수를 처벌토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남 교수의 말을 인용, “검열 대상인 쌀․옥수수․감자 등 추곡 수확량이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8년 수확량의 60%를 밑도는 수준이어서 극심한 식량난이 예상되고,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