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거부해 동료들 사이에서 왕따였다"
  • '네이키드 뉴스'에 잠시 얼굴을 비친 뒤 최근 폭식증과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델 이시효(27)가 한때 자살 기도를 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시효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데일리-티비엔 이뉴스(13일 오후 9시 방송)'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네이키드뉴스가 내부 사정으로 문을 닫고, 친동생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감당키 힘든 큰 충격을 받았었다"고 밝힌 뒤 "어느 날 우울증 증세가 심해져 손목을 긋고 자살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이시효는 "지금 생각해보면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는데 별안간 엄마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가 행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갑자기 엄마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평소에도 엄마가 '딸 하나 잃은 것도 가슴 아픈데 너마저 없으면 엄마는 죽는다'는 말씀을 여러차례 하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나까지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잘못된 행동을 멈췄죠. 또 그 순간 동생 생각도 많이 났는데요. 걔는 누구보다도 살고 싶었을텐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너무 많은데 그렇게 갔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제 몸을 함부로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론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성을 많이 했죠."

    ◆"언니 같았던 동생…갑작스런 죽음에 당혹"

    이시효는 "네이키드뉴스를 시작할 때 동생이 많이 말리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동생은 언니같은 동생이었다"며 "때론 친구같기도 하고…입바른 소리를 잘 했었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한동안 동생이랑 떨어져 지냈어요. 너무 바른 애고 똑똑한 애여서 저한테 훈계하는 그런 동생이었죠. 그래서 알면 혼낼 것 같아서 네이키드뉴스에 대해선 알리지 않았어요. 아마 대충은 알아도 자세한 내막까지는 몰랐을 거예요. 되게 고지식한 애였어요. 남자 친구 사귀어 본 적도 없고 남자랑 손 잡아 본 적도 없는…."

    이시효는 "동생이 갑자기 숨을 거둔 것과 관련, 언니로서 미안한 감정은 없느냐"는 질문에 "당시 동생이 쓰러질 때 옆에 있었는데 만일 응급처치 하는 법을 알았으면 (동생이)살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또한 이시효는 "동생이 중환자실 기계에 의존해 숨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병원 측에서 살 가능성이 없다고, 숨이 한번만 더 끊기면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는 사인을 해달라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 사인을 제가 했거든요 그래서 괜히 제가 죽인 것 같은 자책감도 있었어요. 그런게 미안하고, 그리고 사소한 것들 있잖아요. 동생이 제 티셔츠를 가리키면서 '언니 나 이거 입어도 돼?'라고 물으면 '안돼 니가 입으면 늘어나잖아'라고 말했던 일들도 미안하고…진짜 미안한 것 투성이죠. 그땐 제가 말랐으니까, 동생은 덩치가 좀 있었거든요. 워낙 건강한 애였는데 그런 일을 당하니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구요."

    ◆"아이스크림 볼 때면 동생 생각 많이 나"

  •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이시효는 "언제 동생 생각이 많이 나느냐"는 물음에 "냉동실 안에 쌓여 있는 아이스크림을 볼 때마다 생각난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동생이 되게 좋아했거든요. 제가 동생과 함께 살 때 항상 밖에 나갈때면 '언니 아이스크림 사와!' 이렇게 동생이 말하곤 했죠. 그런데 동생이 죽고 난 이후에도 버릇처럼 깜빡하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갈 때가 있었어요. 집에와서야 그 사실을 깨닫곤 그냥 아이스크림을 넣어 두다보니 아이스크림이 냉동실 안에 계속 쌓인 적이 있었죠."

    이시효는 "자신이 철도 없고 까불기만 하는 스타일이었다면 동생은 나에게 쓴소리를 곧잘 하는 언니같은 존재였다"면서 "동생이 죽고 난 뒤 문득 동생의 미니홈피 '기분표시' 란을 '힘듦'에서 '행복'으로 바꿔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평소 동생이 좋아하는 '믹키유천'이 비밀번호라는 사실을 알게 돼 홈피의 설정을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 한 후 기분표시 란을 행복으로 바꿔주고 나오려는 순간 동생이 8월달에 쓴 다이어리를 보게됐어요. 수많은 글들을 써놨는데 대부분이 다 제 걱정인거예요. '언니랑 싸웠는데 걱정이 된다'는 식의 글을 읽으면 마치 자신의 죽을 준비를 해왔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걸 보고 동생이 살아있을 때 쓴소리는 많이 했어도. 나를 이렇게 걱정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고마웠어요."

    ◆케이블방송 '미팅 프로그램' 출연, 또 다른 논란의 불씨로

    이시효는 "네이키드뉴스가 갑작스럽게 폐지되고 동생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었지만 먼저 간 동생과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 재기하자는 마음을 먹었다"며 "그러던 중 모 케이블방송의 미팅 프로그램 작가와 만남을 갖고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효는 "아는 매니저 언니분이 연결해주셔서 모 프로그램 작가분과 사전 미팅을 갖게 됐다"면서 "그때는 내가 (네이키드뉴스에)한번 출연한 걸로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네이키드뉴스에 잠시 몸 담은 적은 있지만 한달도 촬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실제로 지난 9월 한 미팅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시효는 한 펜션 사업가와 커플로 맺어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방송 이후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 이시효가 네이키드 뉴스 앵커 출신이라는 글이 떠돌면서 방송 중 모델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시효가 시청자들을 속였다는 비난이 빗발치기 시작한 것.

    "네이키드뉴스에서도 별다른 노출을 하지 않았었고 출연 회수도 적어 별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미팅 프로그램 출연 이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성인방송국에 나오는 성인배우가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 '시청자와 킹카남을 속이고…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제가 네이키드뉴스 출신이라는 사실은 작가 분도 알고 계셨고, 의도적으로 숨긴 게 아니에요. 다만 제가 처음부터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죠. 제가 실제로 모델일을 하니까 프로필란에 모델 출신이라고 적었을 뿐인데…. 또 방송 중에 이런거 저런거 다 밝힐 필요는 없잖아요. 그건 시청자를 속인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벗는 방송인줄 모르고 지원…노출 꺼려해 왕따 생활"

    이시효는 네이키드뉴스에 앵커로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네이키드 뉴스라는 존재를 전혀 몰랐고 단순히 케이블 VJ를 뽑는다는 말에 지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공고를 보고 오디션을 보러갔죠. 그 자리에서 리딩을 하고 카메라 테스트를 받은 뒤 바로 합격 통지를 받아 다음날부터 아나운서 교육도 받고 발음 교정 같은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로고 촬영을 하던 날 비로서 제가 합격한 회사가 네이키드 뉴스라는걸 알았어요. 곧바로 속은 기분이 들었죠. 열심히 트레이닝 받고 노력했는데 방송국이 네이키드뉴스였다니…."

    당시 이같은 불만을 담당 피디에게 털어놓자 "(피디로부터)너는 틴버전이고 노출이 없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다시 방송에 전념할 결심을 굳혔는데, 다음날 촬영부터 담당 피디의 바람이 점점 많아져 코디 언니랑 맨날 싸웠다고 이시효는 회상했다.

  •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 모델 이시효 ⓒ 김상엽 기자

    "회사에선 비키니 하나만 입길 바라는데 저는 핫팬츠를 입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숄 같은 걸로 몸을 가리겠다는 요구사항을 내걸어 '왜 너만 안벗느냐'는 욕을 많이 먹었죠. 그래서 팀 내에서 왕따를 당했어요. 더욱이 틴 버전임에도 불구, 회사 측에서 비키니도 아닌 언더웨어를 입을 것을 자꾸 요구해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스스로 뛰쳐나온 거예요."

    ◆동생 죽음 이후 우울증·폭식증 증세 심해져

    이시효는 "네이키드 뉴스 일이 흐지부지 된 뒤 불면증과 우울증이 찾아왔는데 얼마 후 동생이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게됨에 따라 상태가 더욱 악화됐었다"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속아서 들어간건데 그것 때문에 점점 우울이 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네이키드 뉴스가 끝나고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동생이 심장마비로 죽은거죠. 당연히 상태는 더 안좋아졌죠. 그러다 보니까 폭식도 하게 되고 잠도 잘 못자고…, 원래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이었는데 네이키드 뉴스 때부터 스트레스 때문에 계속 먹다보니 조금 있다가 또 뭐가 먹고싶고 계속 배가 고팠어요. 밥을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단 생각이 안들었죠. 그래서 순식산에 10kg 이상 체중이 불어난 것 같아요."

    지금은 주위 분들의 도움 덕분에 폭식증이 많이 호전된 상태라고 밝힌 이시효는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먹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언제 또 그렇게 될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고 밝혀 아직 완전히 치유된 상태는 아님을 시사했다.

    현재 패션모델 분야 경력을 인정받아 '쇼핑몰(랜덤타임) 매니저'로, 제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이시효는 "즐겁고 만족도 높은 쇼핑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보탬이 되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뭐든 성급하면 안될 것 같아요. 차근차근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모델일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그동안 저에게 힘든 일도 있었고 아픈 일도 있었지만 잘 견뎌내고 열심히 살테니 지켜봐주시구요. 저를 보면서 힘든 환경에 놓이신 분들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