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한의원 선전·판매한 K-1 크림, 조사결과 '스테로이드' 범벅
  • "내 아이에게 발라준 약이 스테로이드였다니…"

    "정말 죽고 싶습니다. 정말 너무합니다. 정말 믿었는데 임신한 선생이 거짓말 하겠나 싶어 정말 믿었는데..절대 아니라더니..얼굴에 거의 1년을 들이부었네요. 이제 어쩌란 말입니까(아이디 : 사비)." 

    "세상에 아기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우리 딸 8개월인데...눈물만 납니다..'아토하하'도 마찬가지라니..쓰레기통에 다 처박아버렸어요(아이디 : 연어양)."

    '아토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된 한 한의원의 화장품에서 불법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 ◆시중 유통 4개 화장품서 스테로이드 검출 =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스테로이드 함유가 의심 된다는 민원이 있는 8개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4개 제품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면서 "해당 제품에서는 화장품 배합금지성분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 21-초산프레드니손, 길초산베타메타손 등 각 제품 별로 스테로이드 성분 2종류씩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A한의원에서 판매한 'OO K-1(케이원)' 제품에선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 21-초산프레드니손 등의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검출된 '길초산베타메타손'과 '트리암시놀론아세토니드'는 습진, 접촉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에 흔히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이며, '초산프레드니손'은 부신피질기능부전증 등에 사용되는 경구용 의약품인 '초산프레드니솔론'의 전구체 성분이다.

    이같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부스럼, 발열, 발진, 욕창, 피부염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식약청은 이들 성분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A한의원에서 선전·판매한 'OO K-1' 화장품이 효과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돌면서 판매가 급증, 해당 제품을 '아토피 치료약'으로 잘못 알고 장기간 사용하다 뒤늦게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

    ◆"치료약인 줄 알고 듬뿍 발라줬는데…" 소비자 경악 = 회원수만 129만명에 달하는 한 네이버 카페에는 해당 제품을 아토피 크림으로 선전해 팔아온 A한의원을 성토하는 글이 빗발치듯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자면서 뒤척이는 우리 아들..이젠 아토피보다 부작용 때문이 아닌가 싶어..나 때문인가 싶어 가슴이 무너집니다. 3통은 쓴 것 같은데..괴롭네요"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아들이 고통받는 것 같아 괴롭다는 심경을 내비쳤고 또 다른 소비자는 "전에 어떤 맘이 아기가 K-1 바르고 볼쪽에 스테로이드제 부작용처럼 실핏줄이 보인다고 문의했을때 당신이 그건 전에 발랐던 연고 때문일거라고. K-1 때문이 아닐거라고 했던 답글이 생각난다"며 K-1 제품의 '부작용 가능성'을 일축한 한의원 측의 처사를 맹비난했다.

    이외에도 K-1 화장품을 구입·사용해온 소비자들은 "2000원이면 널린게 스테로이드제 연고인 것을 8만원씩이나 줘 가면서 샀다니, 정말 제 자신이 혐오스럽네요", "중국산 멜라민 분유랑 이게 뭐가 다른지..중국 욕할 거 하나도 없군요", "세상에 아기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우리 딸 8개월인데...눈물만 납니다..'아토하하'도 마찬가지라니..쓰레기통에 다 처박아버렸어요"라는 다양한 댓글을 달며 울분을 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한 인터넷 게시판에
    ▲ 한 인터넷 게시판에 "K-1 화장품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는 건 아니냐"는 소비자의 질문이 올라오자 A한의원 측에서 "K-1에는 스테로이드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된다"는 내용의 댓글을 단 모습.

    ◆A한의원 "포쉬에 화장품·동성제약 고소할 것" = 특히 식약청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A한의원이 "이번에 문제가 된 'OO K-1'은 올해 6월 정도부터 동성제약의 자회사인 포쉬에 화장품에서 생산했던 제품인데, 동성제약에서 생산하는 것이었고 큰 제약회사의 인지도를 믿고 생산을 맡겼던 것"이라면서 "제조원인 포쉬에 화장품과 모회사인 동성제약에 대해 제품 제조 과정의 문제를 들어 월요일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해명을 내놓자 소비자들은 "그동안 자체 개발한 제품이라고 선전하더니 이제와서 제약사 탓을 하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의원 자체에서 개발해 생산도 자체로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럼 한의원에서 파는 크림을 양약 제조하는 회사에 맡겼던 건가요? 어처구니가 없네요(아이디 : 땡스갓)."

    "어~허, 이 양반 사고의 문제가 많네요~ 제약사 제품을 자기네가 만든 것처럼 선전하고 판매하고서 이제와서 자기넨 몰랐다. 오리발이군요~ 앞으로 한의원은 다 그렇다고 봐야할지 참 난감하네~ 그동안 판매된 것을 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이 자리를 빌어 확실하게 밝혀주길 바라네요. 합동으로 고소고발을 해야 정신 좀 차릴 것 같은데(아이디 : bsb7873)."

    "당신들 너무 웃긴 건 알고 계시죠? 자체 개발 어쩌구저쩌구 그렇게 자부심 있게 말해 비싼값에 팔아먹더니 이제와서 동성제약에게 책임을 무시네요. 근거없는 자신감이었나요? 그냥 한의원 문 닫으시죠(아이디 : 용용이엄마8)."

    ◆소비자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기분" =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스테로이드 성분 함유' 등을 묻는 질문에 A한의원 측에서 "그렇지 않다. 걱정말라"는 말로 달래며 K-1(케이원) 화장품의 우수성 만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심각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기분이 들어요. 그렇게 제가 스테로이드 안들어간 거 맞죠?라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너무 확신에 찬 듯, '걱정하지 말라'고 '믿으세요'라고 하더니..에휴~ 울아가한테 미안하네요. 정말이지 뒤통수 맞은 기분..여러 사람 소개도 많이 했는데(아이디 : Spring Mom)."

    "정말 너무들 하시네요. 아이가 쓰는 크림에 어떻게 그런 성분을..그래놓고 자체 개발이니 뭐니..뻔뻔하게 그런 쓰레기 같은 걸 우리 아이에게 처방해 주신 건가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답니까? 정말 선생님들 믿고 사용했는데 아이에게 너무 큰 죄책감이 들고 너무 괴롭네요. 우리 가족 모두가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우리 기분을 알기나 해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이미 아토피로 상처받은 아이와 부모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다니, 용서 받지 못할 사람들..(아이디 : 복뎅이들 엄마)."

    전문가들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경우 소염 작용 및 면역억제작용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아토피 혹은 여드름 같은 피부 질환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이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 장벽이 얇아지고 면역기능이 억제돼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성분은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안고 있는 만큼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에는 첨가할 수가 없고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도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전문가의 처방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식약청은 이번에 적발된 제품을 '회수·폐기' 조치하는 동시에, 해당 제품 제조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전제조업무정지 12개월)을 내렸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 공급 등의 약사법 및 화장품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사법기관에 수사의뢰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