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1 장갑차, 무게중심 안 맞고 파도막이, 가속페달에도 문제K-1 전차 포신 파열, 포신 재질 가공 과정의 문제K-9 자주포 엔진 구멍, 매뉴얼대로 정비하지 않아 문제 생겨
  • 국방부는 19일 브리핑을 통해 K-21 장갑차, K-9 자주포 엔진 고장, K-1 전차 포신 파열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K-21은 설계에서부터 전반적인 문제가 있었고 K-9은 매뉴얼대로 정비하지 않은 부대 책임이었으며, K-1 전차 포신 파열은 포신 제조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균열이 커져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 K-21 장갑차 침수사고

    국방부는 “K-21 장갑차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 및 KAIST교수 등 군 내외 과학자 및 전문가들을 포함한 합동조사단(단장 합참 전력발전본부장 해군 중장 김정두)을 구성, 8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사고는 장갑차 전방부력의 부족, 파도막이의 기능 상실, 엔진실 배수펌프의 미작동, 변속기의 엔진 브레이크 효과에 따른 전방 쏠림 심화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이번 사고는 장갑차에 병력이 탑승하지 않아 후방은 가벼운 데 비해 전방의 부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입수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었으며, 이는 장갑차 중량 및 무게중심의 변화에 따른 부력기준 설정 및 관리가 미흡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방의 물결을 막고 부력을 얻으려 설치된 파도막이의 높이가 충분하지 않았고 수상 운행 시 물결의 압력으로 인해 파도막이가 변형되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 엔진실로 물이 유입되었으며, 이렇게 유입된 물을 배출하기 위해 배수펌프 1개가 있으나, 엔진 가속 시에 엔진실 기압이 대기압보다 낮아지면서 물의 유입은 심해진 반면, 펌프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오히려 장갑차 전방의 무게를 더욱 가중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다 장갑차의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저단 변속 시에는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나타나는데, 전방 부력이 부족한 상태로 수상 운행할 경우에는 울컥거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 침수를 더욱 빨리 촉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번 조사의 후속조치로는 전방부력의 증대, 파도막이 개선, 배수기능의 확대 등 안전한 수상운행에 필요한 사항은 조기에 개선하고 철저한 시험평가를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 후 전력화를 추진할 것이며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육군시험평가단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장갑차의 수상 안전 보강과 관련해 4차례의 수상시험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술변경 및 보완조치를 해 내년 4월까지 개선조치를 할 것이며 이후 필요하다면 언론, 국회관계자를 초청, 제반 개선성능에 대한 공개시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 K-9 자주포 엔진 '캐비테이션'

    K-9 자주포의 엔진 실린더에 구멍이 나는 현상이 발생한 데 대해 국방부가 관련기관 및 업체, 운용부대 전체를 대상으로 10월 4일부터 10월 27일까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운용상 부주의로 전용 부동액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교체주기를 준수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금번 감사를 통해 관계자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 동일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다. 부동액 조달 방법이나 엔진 창 정비 주기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보완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K-1 포신 파열 사고

    지난 8월 6일 발생한 K-1 전차 포신 파열사고에 대해 육군은 군수참모부장을 조사단장으로 군 내외 전문가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하여 모든 요인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육군은 “K-1 전차 포신 파열의 원인은 포신 가공단계에서 금속조직 내에 남아 벌어지려는 힘(인장잔류응력)이 습도, 산소, 온도 등 부식 환경과 결합하여 생기는 균열이 오랜 기간과 사격에 의해 확대되다 금번 사격에서 한계점에 도달하여 파열된 것으로 미군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단기적으로는 모든 K-1 전차의 포신에 대한 정밀점검을 실시하고, 사격전에 반드시 검사기구를 이용해 사전 점검하고 포구손질절차를 이행하도록 규정화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외부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포신교체를 위한 포강내 균열허용기준을 정립토록 하고 포신 제작공정을 보다 철저히 관리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와 육군은 사고의 책임 소재와 그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및 사법처리에 대해서는 '개발이 완료된 지 2년 이내에만 징계가 가능하다'거나 '사법처리는 현재 법적 검토 중'이라고만 밝혀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