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수급 절반에도 못미쳐농번기에 트렉터 연료가 없어, 사람 손으로 농사 지어
  • ▲ 15일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0 대북지원 국제회의: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개발협력'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FAO 중국·북한·몽골 대표,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대표, 주한 UN대사대리 등이 참석해 대북지원 관련 협력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15일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0 대북지원 국제회의: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개발협력'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FAO 중국·북한·몽골 대표,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대표, 주한 UN대사대리 등이 참석해 대북지원 관련 협력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주민 중 약 37%가 화폐개혁 쇼크와 홍수로 입은 피해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사를 짓는데 꼭 필요한 비료가 턱없이 부족하고 원조받은 농기계들도 연료가 없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갖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국제협력'에 대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국내외 대북지원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했다.

    빅토리아 세키톨레코 FAO(식량농업기구) 중국·북한·몽골 대표는 "지난 홍수가 추수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민의 37%가 식량이 부족한 상태이며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 고통받는 사람은 아동,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라며 "90년대 굶어죽는 사람이 늘어나는 심각했던 때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필요한 비료 70만톤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30만톤만 확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40만톤 가량의 곡물이 부족한 상태다.

    또한 화폐개혁에 따른 쇼크로 에너지 문제가 극도로 심각해져 농번기에도 트랙터 연료가 없어 사람의 손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에는 난방을 위해 석탄을 캐거나 땔감용 나무를 벌목하기 때문에 마을 주변 산은 대부분 민둥산으로 변하고 있어 산사태의 우려도 심각하다.

    C 제리 넬슨 미국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방북했을 때 화폐개혁으로 북한이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며 "심각한 물부족 현상과 에너지 문제로 인적노동력에 상당히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무작정 쌀지원을 시행하는 것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우세했다.

    우베 비센바흐 주한 EU 대리대사는 "더 이상의 쌀포대 지원은 없다"고 단정하며 "그리 좋지 않지만 현재 북한은 사람들이 굶어죽는 정도는 아니다. 당장 한포대의 쌀보다는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나 농업지원(농기계, 비료, 비닐하우스용 비닐) 등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