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민평기 상사 어머니, 인천시 찾아 ‘대북지원’ 추궁 시민들 “우리가 나서야 할 일, 어머니가 대신 해줬다”
  • “우리가 지원해 준 식량을 먹고 기운내서 또다시 우리 자식들을 죽이라는 건지, 무슨 뜻으로 퍼주는 건지 알고 싶다."
    어머니의 가슴은 다시 한번 무너졌다.
    하지만 가슴에 품은 한을 들어야할 대상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 ▲ 고(故) 민평기 상사와 어머니 윤청자씨ⓒ자료사진
    ▲ 고(故) 민평기 상사와 어머니 윤청자씨ⓒ자료사진

    천안함 폭침 때 순국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68)씨가 지난 10일 오후 인천시청을 찾았다.
    윤씨는 지난 6월 아들의 사망보상금 중 1억 800여만원을 ‘천안함 46용사와 같은 희생이 더는 없도록 무기 만드는 데 써 달라’며 방위성금으로 내놓아 국민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 인물이다.
    윤씨는 이날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북지원사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여에서 한달음에 인천으로 달려왔다.
    윤씨는 “남한의 지원품이 정말로 북한의 굶주리는 이들에게 전달된다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씨가 만나고자 했던 송영길 인천시장은 비 피해 현장 시찰과 송도국제학교 개교식 등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을 비웠다.

    윤씨는 정병일 행정부시장을 만나 가슴 속 얘기를 털어놨다.
    연합뉴스는 윤씨가 "뉴스를 보니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對北지원사업을 재개한다는데, 지원품이 정말로 북한의 굶주리는 이들에게 전달된다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정 부시장에게 물었다고 전했다.
    또 “그런 확신과 보장이 없다면 우리가 지원해 준 식량을 먹고 기운내서 또다시 우리 자식들을 죽이라는 건지, 무슨 뜻으로 퍼주는 건지 알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고 했다.
    “북한의 굶주리는 이들에게 정말로 전달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우리집 광의 쌀이라도 퍼주겠다. 탈북자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아무도 확실히 보장할 수 없지 않느냐?"

    윤씨는 이어 "천안함 사건을 생각하면 아직도 피가 마르고 창자가 뒤집어진다. 우리나라에도 굶주리는 이들이 많은데 왜 높은 분들이 요즘 북한을 지원하는 데 앞 다퉈 나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윤씨의 이 같은 용기에 대해 보수 일각에서 거센 자성론이 일고 있다. “정작 우리가 할 말을 상처 입은 어머니가 대신해줬다”는 부끄러움과 반성의 목소리이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비정상적인 정치인들이 설치는 한국 사회에서 한 건강한 어머니가 한국인들의 정신건강을 점검해서 정상성을 유지시켜주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겁약한 남자들이 망가뜨린 대한민국은 건강한 어머니가 등장해서 교정의 구국적 목소리를 냈다”라며 “구국적 어머니가 바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 여사”라고 평했다.
    이화수 나라사랑실천운동 대표는 “송영길 인천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천안함 사태로 중단된 인천시의 남북교류사업 재개를 선언하고, 취임 이후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북한 영유아-임산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장으로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업무가 인천시정이 아닌 북한 퍼주기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올바른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윤청자씨의 행동에 머리 숙여 감사하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라며 “윤씨는 오늘 우리가 어디를 바라보고 무슨 일을 해야할 지를 행동으로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