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윤기 씨가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한희덕 섬앤섬 출판사 대표는 이날 "이윤기 선생이 25일 오전 심장마비를 일으켜 강남성모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가 오늘 오전 9시 50분께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장례는 고인의 작업실이 있는 양평에서 수목장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하얀 헬리콥터'로 입선해 등단했으며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찾기'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 ▲ 소설가 이윤기씨 ⓒ 연합뉴스
    ▲ 소설가 이윤기씨 ⓒ 연합뉴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신화 연구에 매진해왔으며 번역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0년 '대한민국 번역가상'을 받았으며 번역문학 연감 미메시스가 선정한 '한국 최고의 번역가'로 뽑히기도 했다.

       풍부한 인문적 교양을 바탕으로 한 세련된 번역으로 국내 영문번역의 일인자였지만,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바로잡는 등 번역자로서 고인의 양심은 졸속 번역이 난무하는 국내 출판계에 귀감이 됐다.
       1992년 독자들의 지적을 반영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전면 개역판을 내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으며 1995년에는 '푸코의 진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번역, 6개월간의 작업 끝에 새 번역판을 내놓기도 했다.
       저서로는 신화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2.3권'을 비롯해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노래의 날개' '오늘의 소설 2004' '시간의 눈금' 등이 있고, 역저로는 '그리스인 조르바' '장미의 이름' '변신 이야기' '푸코의 진자' '양들의 침묵'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울삼성병원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9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향소리다.
    유족으로는 화가인 부인 권오순 여사와 아들 가람, 딸 다희씨 등 1남1녀가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