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송승헌) ⓒ 박지현 기자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송승헌) ⓒ 박지현 기자

    "3년 전 처음으로 '영웅본색'의 리메이크 제의를 받았을 때 연출을 거절했다.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영웅본색'이기 때문이었다."

    영화 ‘무적자’의 송해성 감독이 원작 ‘영웅본색’과의 비교에 대한 부담감과 배우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1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송 감독은 “나 역시 80년대 중반 대학시절 '영웅본색'을 접했고, 버버리 코트와 쌍권총 등의 상징과 남자들의 끈끈한 이야기가 큰 정서로 작용하고 있는 세대의 사람으로서 '영웅본색'의 리메이크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 박지현 기자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 박지현 기자 

    '무적자'는 1986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흥행과 신드롬을 일으킨 '영웅본색'을 원작으로 한다. 오우삼 감독과 주연배우 주윤발, 장국영을 최고 스타 반열에 세우고 홍콩 느와르를 부활시킨 액션 영화 '영웅본색'을 세계 최초로 리메이크해 제작 단계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 '영웅본색' 원작과의 비교에 대한 부담 커남북 분단, '탈북 형제' 이야기로 한국적인 정서 더해

    ‘잘 해도 욕 먹고, 못하면 진짜 욕 먹을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빠져나갈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욕을 먹더라도 한 번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송해성 감독 ⓒ 박지현 기자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송해성 감독 ⓒ 박지현 기자 

    송 감독은 "연출을 결정하고 다시 한 번 영화를 보고 나니 당시에는 보이지 않은 부분들이 보였다."며 "물론 훌륭한 영화이지만 비주얼적인 부분들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드라마의 비중이 약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조금 더 보강해서 한국적인 정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적자'는 '영웅본색'과 기본적인 골격은 같지만 이야기의 전개방식과 결말 등은 모두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드라마적인 풍부함이다. 원작이 남자들의 세계를 누아르적인 표현방식으로 보여주는 비주얼에 초점을 맞췄다면, '무적자'는 한국적인 현실에 맞춘 재해석과 감성을 더해 페이소스 강한 드라마를 완성하는 데 중심축을 뒀다.

  •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 박지현 기자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해성 감독, 주진모) ⓒ 박지현 기자 

    적으로 맞선 형제와 의리로 하나된 친구라는 상반된 관계의 대비가 주는 영화적인 소재를 골조로 하되 함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비극적인 결말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간의 충돌과 긴장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더했다.

    그리고 여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거나 거역할 수 없는 ‘형제애’, ‘가족애’ 등의 한국적인 정서적 특징을 담아 강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영웅본색'을 한국적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영웅본색'이 가진 사회적인 정서였다. 영화에는 홍콩 반환을 앞둔 젊은이들의 불안이 저변에 깔려 있었고, 그런 점이 영화를 좀 더 많은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무적자'도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탈북자 형제 이야기’라는 한국 사회가 가진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비극에서 시작한다면 정서적으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대한민국의 감독과 배우들이, 한국적인 정서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드라마적인 멜로를 그리는 것이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의 '무적자'인 것이다.

    - 주진모송승헌김강우조한선, 연기 '맞대결'송 감독 "배우들의 힘으로 극대화 되는 영화의 매력 느낄 수 있을 것"

    '파이란', '역도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작품을 통해 진한 드라마와 섬세한 감정선을 조율하는 특유의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해성 감독. 송 감독은 "이전 작품들 때문인지 멜로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멜로라는 것이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충돌하면서 나오는 희로애락의 드라마 자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영화 '무적자' ⓒ 자료사진
    ▲ 영화 '무적자' ⓒ 자료사진

    '무적자' 역시 남자들의 멜로를 그리고 있다. ‘김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김혁’은 자기가 버렸던 동생 ‘김철’에게 용서받고 구원받기 위해서 끊임없이 동생을 사랑하고, 사랑을 못 받는 ‘영춘’은 김혁에게 또 다른 구애를 한다. 그런 식으로 관계 속에서 생가는 충돌이 멜로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영화다.

    '무적자'는 가족 영화이고 형제, 의리에 대한 이야기다.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의 충돌, 그리고 변화 등 드라마적인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액션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드라마를 부각시키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 송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배우들의 힘으로 매력이 극대화 되는 영화”라며 “대한민국에서 각기 한 작품의 주연으로 열연하는 네 명의 배우가 만나 한 작품, 한 화면 안에서 어떤 연기 대결을 펼치는 가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배우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나타냈다.

    한편, 송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라며 “‘무적자’ 자체를 보면 감독의 입장에서 단언하건데 굉장히 좋다고 생각되나, 이 영화가 바깥으로 나가서는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호불호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배우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이어 “원작 소 네 명의 배우들이 죽어서 전설이 된 사람도 있고, 살아서 신화가 된 사람도 있다”며 “그런 배우들과의 비교 지점이 ‘무적자’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느끼는 만족감을 감소시킬지도 모른다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라고 밝혀 ‘무적자’로서의 감독과 배우들의 연기와 눈물에 집중해 주길 당부했다.

    적으로 맞선 형제와 의리로 하나된 친구라는 상반된 관계가 주는 비극적 결말을 그려낼 영화 '무적자'는 오는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다.

  •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승헌, 김강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조한선) ⓒ 박지현 기자
    ▲ 영화 '무적자'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송승헌, 김강우, 송해성 감독, 주진모, 조한선) ⓒ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