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녕 비봉리 신석기시대 유적지에서 7천년 전쯤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배 젓는 도구 중 하나인 노(櫂)가 최근 발굴됐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송의정)은 비봉리 패총(조개무지. 사적 486호) 유적에 대한 올해 제2차 발굴조사 결과 7천년 전쯤에 사용한 것으로 생각되는 신석기시대 노 1점을 발굴했다고 17일 말했다.
    앞서 2004년 이곳에서는 8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신석기시대 조기(早期) 배 2척이 발굴됐었다.
    이번 조사 결과 노까지 확보함으로써 배와 노의 기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줄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노는 제4 피트(pit. 시굴조사 구덩이) 중 2패층에서 출토됐으며 1차 조사 때 배가 발굴된 지점과는 동북쪽으로 불과 약 9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비봉리 패총 유적 2패층은 융기문 토기와 세침선문(가는줄무늬) 토기가 주로 출토된다는 점에서 신석기시대 조기 중에서도 후반기로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노는 전체 길이 181㎝이며, 자루(66㎝)와 물갈퀴(115㎝)가 거의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다. 자루와 물갈퀴는 너비가 각각 최대 4.5㎝와 9㎝이며, 양쪽 끝 부분이 모두 뾰족하다.

    송의정 관장은 "신석기시대에는 암각화에 표현된 고래잡이 모습과 패총에서 출토되는 고래 뼈의 존재, 일본 규슈 지역과의 원거리 교역을 암시하는 흑요석 도구 등을 통해 배가 널리 사용됐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노를 확보함으로써 그런 추정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비봉리 패총 1차 조사에서 출토된 신석기시대 조기 전반(약 BC 6천년전)의 나무배는 소나무를 파내서 만든 이른바 환목주(丸木舟)에 속한다.
    전통시대에 배는 젓는 도구로는 삿대와 노가 사용됐다. 이 중 노는 물을 헤쳐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도구로 사용법에 따라 양손만을 사용하여 젓는 것(paddle)과 배의 현측에 착장해 젓는 것(oar)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발굴된 노는 형태적 특징에서 볼 때 후자로 추정된다고 박물관은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