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설명한 ‘성매매 재벌’이나 ‘성매매 권장 사이트’에 대해 독자들은 ‘정말 극소수 업자들의 이야기’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다. 혹자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성매매 산업에서 누가 자유롭겠느냐’고 말하거나 ‘남자들의 욕구라는 게 그렇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우리가 ‘설마 그럴 리가’라고 생각하는 수준, 그 이상이라는 게 문제다.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다 그만둔 K씨를 포함, 현재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거나 해당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이들 사이트와 성매매 산업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개구리 죽이는 방식’으로 여성들 유혹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우선 업주들은 성매매는 아니지만 남성을 상대하는 업소들에 대한 정보를 문제의 사이트에서 교환한다. 외모가 뛰어나고 성격도 좋다 싶으면 성매매 업주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 목표가 된 여성들을 차근차근 성매매로 끌어들인다. 자신들의 경험상 성매매에 한 번 빠지면 평생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성매매 산업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학생 또는 20대 초반 여성들을 유혹하는 방식은 이렇다. 우선 성매매 업주들은 기존의 성매매 업소보다는 일명 ‘키스방(성매매 없이 키스와 애무를 주로 하는 변종 업소)’이나 ‘모던 바(주로 손님과 여성 바텐더가 대화를 하는 바. 고시촌이나 직장가 주변에 많음)’와 같은 업소를 자주 들락거리면서 몸매가 좋고 외모가 괜찮은 여성을 물색한다.

    괜찮은 여성을 발견하면 ‘착한 손님’으로 접근한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낮이나 새벽 시간에 괜찮은 여성을 계속 지명, 따뜻한 말투와 선물 등으로 해당 여성을 서서히 유혹한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선물은 점점 그 액수가 커진다. 자신의 신분은 주로 벤처사업가나 카페, 바를 소유한 ‘사장’이라고 말한다.

    한편 ‘키스방’ 또는 ‘모던 바’에서 하는 일에 적응한 여성은 씀씀이가 자연스럽게 헤퍼진다. 대부분 이런 곳에서 일하게 된 여성들은 학기 당 5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거나 스펙 쌓기를 위한 목돈 마련을 위해 일하게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기 전에는 순진하던 학생들도 밤에 일하게 되면 점점 변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시급 4~5천 원에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월 2~300만 원을 벌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갑작스럽게 늘어난 수입만큼 지출도 늘어나면서 점차 ‘돈독’이 오르게 되는 거죠. 그러면 성매매 산업에 첫걸음을 딛는 겁니다.”

    이렇게 목표가 된 여성이 만약 ‘키스방’이나 ‘모던 바’ 등에서 일한 지 4~5개월이 넘어 그 수입에 이미 적응됐다 싶으면 2단계로 접근한다. ‘목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소개하겠다’ 또는 ‘성형수술 해줄 테니 내 가게에서 몇 달만 일하는 게 어떠냐’고 유혹하는 것. 이때 필요하면 업소에서 함께 일하는 여성이나 친구를 매수하기도 한다.

    성매매 업주 또는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손님 옆에서 술 따라주고 같이 노래 불러주면 매월 500만 원 이상 번다. 너 같은 외모면 한 달에 1천만 원 이상 벌 수 있다’며 유혹한다. 물론 성행위는 절대 없다고 주장한다. 성형수술 비용도 공짜라고 거짓말을 한다(사실은 고리사채 선불금 대신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업주들이 이렇게 여성들을 ‘스카웃’해 데려가는 업소는 성매매를 하는 술집이거나 여대생 마사지라는 간판으로 영업하는 ‘대딸방(여성이 대신 자위를 해주거나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여성들은 처음에는 성매매를 해야 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지만, 매일 버는 목돈의 유혹에서 쉽게 빠져나오질 못한다. 이미 늘어날 만큼 늘어난 지출을 줄이기도 어려운데다 이런 곳에서 실수로라도 손님과 성행위를 한 번이라도 하게 되면 점차 ‘돈벌이’로 생각하게 된다는 게 업주들의 이야기였다. 이 단계에 들어선 여성들은 거의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K씨는 말한다.

    “이때부터 여자들 거의 대부분이 정신적으로 황폐해지기 시작합니다. 낯선 사내와 몸을 섞는 것에 대해서도 둔감해지고, 남자들을 더 이상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됩니다. 또 스스로 ‘특별한 기술이 없다’는 자괴감에 업소를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죠. 게다가 업소 사장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워낙 인간적으로 잘 해주니 ‘여기 외엔 갈 곳이 없다’는 착각을 하게 되죠. 사실 업주나 일하는 관리자들은 그녀들이 ‘상품’이라서 관리하는 것이지 가치가 떨어지거나 자신들이 손해보면 쓰레기 취급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대접받던 여성들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 되면 업소에서 쫓겨나게 된다고 한다. ‘퇴물’이라 매상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어차피 가장 인기 있는 여성들도 나이가 들면 ‘퇴물’이 됩니다. 요즘처럼 예쁜 애들 많은 세상에 누가 같은 돈 주면서 20대 후반 데리고 장사합니까. 여자들은 계속 자라고, 나이 든 여자는 아무리 예뻐도 상품성이 없죠. 그러면 그녀들은 좀 급이 떨어지는 업소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이때 빚을 지고 가는 경우도 많죠.”

    나이 든 여성들은 결국 안마시술소나 휴게텔 등 변태 성매매 업소로 옮기게 된다. ‘섹스’만이 목적인 이런 곳에서 여성들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도 심각하게 망가진다고 한다. 이 정도 되면 돈을 모으기는커녕 인생을 포기하게 된다. 생활도 더 비참해진다.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거의 끊어진 뒤다. 여기서 나이가 더 들면 지방 단란주점으로 쫓겨나 그 곳에서 성매매를 하거나 여관을 전전하며 성매매를 하는 속칭 ‘여관바리’가 된다.

    “그 ‘여관바리’하는 여성들 몇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는 아들이 있는 30대 초반의 미혼모도 있더군요. 이들은 20분에 ○만 원을 받는데 그 중 50%는 여관에 주고, 나머지 절반은 이 여성들을 관리하는 보도방 업주에게 상납하고, 자기는 4분의 1만 받습니다. 그런데도 돈독이 올라 그런지 하루에 성매매를 10번 이상 한답니다. 평일에는 10번 정도, 주말에는 15~20번 정도 성매매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 정도가 되면 남자를 다루는 요령이 쌓이게 되죠.”

    하지만 이런 일을 하게 되는 여성들은 30대임에도 이미 심각한 육체적 손상을 입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자궁에 종양이 생기는 건 기본이고 질이 헐어 정상적인 성관계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몸을 혹사하면 나이에 비해 더 늙어 보이는 건 당연한 일. 평범한 가정의 또래들은 ‘미시(Missy)’라고 불리며 아름다움을 뽐낼 때 그들은 이미 할머니처럼 늙어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무도 찾지 않는 나이가 되면 그 때는 이런 가게에서도 쫓겨난다. 그러면 일명 ‘박카스 아줌마’로 전락, 고속도로변이나 한적한 나들목, 또는 공원 주변에서 단돈 몇 만 원에 몸을 팔거나 지방 변두리의 성매매 선술집에서 일생을 보낸다.

    K씨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니던 대학생이라도 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이렇게 타락시키는 게 성매매 업소의 실체라고 전했다.

    성매매에 빠지는 여성들의 착각

    이런 이야기는 남자라면 주변 또는 인터넷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자들은 왜 이런 성매매 산업에 뛰어들게 되는 걸까.

    “처음에 키스방이나 바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 특히 여대생들은 ‘나는 이미 섹스경험도 있고 남자들을 잘 다뤘기 때문에 이런 유혹을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먹힐 때는 그 상대가 순진한 또래 대학생일 때고 이 짓으로 밥 먹고 사는 업자들한테는 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들 머리 꼭대기에 있는데요.”

    최근에는 일명 ‘선불금’ 없이도 목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에 일하겠다는 여성들이 몰린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는 등록금이나 ‘스펙 쌓기’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의 경우 부모님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생활비를 번다는 명목 등으로 처음에 멋모르고 ‘남자를 상대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지만 이것 자체가 수렁에 스스로 빠져드는 첫걸음이라고 K씨는 지적했다.

    “성매매에 빠져드는 여성들은 처음에는 ‘설마 내가 몸을 팔겠어? 난 절대 그런 일 안해’라고 생각합니다. 100이면 100 모두 그렇습니다. 하지만 성매매 업소는 한 번 빠져든 여성들은 절대 나갈 수 없는, 그런 곳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소문처럼 고리사채나 폭력 때문에 그런 걸까. K씨는 오히려 반대라고 했다.

    “천만에요. 요새는 아가씨들이 왕입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그런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바로바로 자리를 옮깁니다. 때문에 업주들도 그런 사이트에 몰리는 거죠. 서로 아가씨를 ‘스카웃’하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리는 여성이 그만둔다고 하면 말리거나 협박하지는 않을까. 그런 일도 절대 없다고 했다. 업계의 불문율을 믿기 때문이라고.

    “성매매 업소나 이와 유사한 업소에서 일한 아가씨들이 나간다고 하면 업소에서 그냥 보내줍니다. 왜냐? 머지않아 다시 돌아올 걸 알고 있거든요. 제가 업소 운영하는 동안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모두 돌아왔습니다. 그들이 이 정도 목돈을 벌면서 사치할 수 있는 돈벌이가 바깥에는 없거든요. 업주들은 그걸 잘 압니다. 처음 아가씨를 이런 곳에서 일하게 만드는 게 힘들지 그 이후에는 절대 못 떠납니다.”

    K씨는 실제 20대 후반 이혼 후 ‘특별한 기술이 없어’ 유흥업소에 일하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재 그녀는 50대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중학생이다. 그녀는 10년 전부터 업소를 떠나고 싶어 했지만 ‘마땅한 돈벌이’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성매매 업소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성매매는 남녀 모두를 망치는 악마의 유혹

    그렇다면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던 K씨는 성매매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런 일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할 짓이 안 됩니다. 그 전에는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면서 ‘아, 출근하는 직장인이구나’ ‘하교하는 학생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업소를 운영하면서 보니 정말 평범하고 멀쩡한 여자애들이 몰리는 겁니다. 단지 큰돈을 번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렇게 한동안 일을 하고 난 이후에는 지금까지도 길거리 가는 여자들이 모두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자들처럼 보입니다.”

    K씨는 성매매 권장 사이트의 문제와 성매매 업주들이 젊은 여성들을 유혹하는 것에 대해 털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건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성매매는 이용자나 종사자나 업주 모두에게 '악마의 유혹'입니다. 저도 저희 아내가 이런 일을 한다는 걸 알게 된 후 그만 두라고 하는 말에 그나마 정신을 차려 그만뒀으니 망정이지 그런 업소를 여러 개 운영하면서 치부하는 자들은 사람이 아니라고 보면 됩니다.”

    K씨는 이런 사이트와 성매매 산업을 손대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지금 고시학원 밀집지역, 역전, 사무실 밀집지역, 번화가 등을 걸어 다녀 보세요. 눈에 보이는 게 룸싸롱, 성인클럽, 여대생 마사지, 휴게텔, 대화방 등 온갖 성매매 업소입니다. 그런데 그걸 ‘현장을 잡아야 한다’는 핑계로 단속을 안 해요? 그게 문제입니다. 성매매는 불법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잡는 데도 뭔가 확실한 물증과 자료가 필요합니까? 그러니 지금 우리 사회가 밑바닥부터 썩어 들어가는 겁니다.”

    성매매를 ‘오락거리’로 즐기며, ‘접대’와 ‘비즈니스’ 핑계 대는 남성들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성매매 산업은 한두 번 호기심으로 가서 즐기는 남자들에게는 ‘좋은 것’으로 생각될지 모릅니다. 평소에는 말도 못 붙일 아름다운 여성이 자기 품에 안기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만약 거기서 낯선 남자 몸을 만지는 게 자기 애인이나 가족, 자녀라고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래도 ‘좋은 것’일까요. 그 남자가 ‘내 돈 내고 내가 하는데 뭔 상관이냐’라고 말하면 행복할까요. 그렇게 남자가 내는 돈의 거의 대부분이 고스란히 업주 손아귀에 들어가는데도 그 여자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나요?”

    K씨는 성매매 권장 사이트 편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이런 업소를 자주 이용하는 건 정상적인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아니라고 했다. 주로 전문직이랍시고 우리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칭 사회지도층’, IT 벤처, 건설업, 유통업을 한다며 온갖 불법적인 사업을 하는 범죄자들이 성매매 업소의 최대 고객이라고 했다.

    K씨는 성매매 업소를 제 집 드나들듯 하는 범법자들을 다수의 남성들이 부러워하고, 성매매 여성들은 사치품으로 휘두른 연예인을 부러워하는 세상을 비정상이라고 봤다. 남성들 또한 성매매 여성들이 왜 자신들에게 잘 해주는지도, 돈을 받았기에 자신들의 성적 능력을 과대포장해주는 것도 모른채 그녀들의 서비스에 만족하면서, 정작 이렇게 돈을 벌면서 자신을 속이는 게 누구인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K씨는 또한 인터넷을 통해 아동포르노를 유통하는 것을 ‘심각한 범죄’가 아닌 ‘영계를 찾는 남성의 본능’으로 치부하려는 자들이 여기저기서 큰 소리 치는, ‘정의가 사라진 우리 사회’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계속될 때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