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과 친구는 오래돼야 제맛."
    북유럽 발트해 밑바닥에서 약 230년 전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샴페인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맛과 향도 최고라는 평이다.
    크리스티안 엑스트룀 등 스웨덴 잠수부 7명은 지난 6일 핀란드 알란드섬 앞바다에 잠수, 약 55m 아래 가라앉아 있던 선박 잔해를 살폈다.
    그러나 수중 시야가 1m도 채 안 되는 악조건이어서, 엑스트룀은 근처에 떨어져 있던 병 30개 가운데 하나를 주워 선박의 연령을 추정해보기로 했다.
    물 위로 올라와 병마개를 딴 잠수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병에 담긴 내용물은 담배와 떡갈나무 맛이 묘하게 섞인 최고급 샴페인이었다.
    이들은 프랑스의 샴페인 제조사 '모에&샹동'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세계 최고로 꼽히는 '뵈브 클리코'임이 거의 확실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제조 시기는 1780년대로 보이며, 프랑스 왕 루이 16세가 러시아 왕실에 보내려 했다가 선박이 침몰하는 바람에 고스란히 수장돼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런 추정이 사실로 확인되면 '마실 수 있는' 샴페인으로는 역대 최고 연령을 기록하는 셈이다. 치갑고 어두운 해저 55m 물속이라는 환경이 샴페인 보존에 이상적인 조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의 와인 전문가 엘라 그뤼스너 크롬벨-모르간은 제조된 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굉장히 훌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17일 평가했다.
    크롬벨-모르간은 당시 샴페인 제조 과정에서 발효를 조절하기가 더 어려웠음을 고려하면 맛이 "아주 달콤하지만 신맛도 있는, 놀라운 맛"이라고 말했다.
    이들 샴페인은 경매에 부치면 최초 가격이 병당 5만3천유로(약 8천25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루이 16세가 보낸 샴페인임이 확인되면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