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에 제작된 중고 바이올린이 사상 최고가인 1천800만달러(약 210억원)에 매물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시카고 NBC방송에 따르면 시카고 도심에 있는 희귀 명품 악기점 '베인 앤드 후쉬(Bein & Fushi)'에 이탈리아의 현악기 장인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가 제작하고 벨기에의 작곡가이자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앙리 비외탕이 연주했던 '주세페 과르네리 델 제수(Giuseppe Guarneri del Gesu)'가 매물로 나와있다.
    영국인으로 알려진 이 바이올린의 소유주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앤틱 악기들을 취급하는 '베인 앤드 후쉬'를 찾았고 상점 주인 제프리 후쉬와 함께 1년여에 걸쳐 관심있는 수집가들의 반응을 살핀 끝에 매도 호가를 결정했다.
    후쉬는 10여 명의 명품 악기 수집가들에게 바이올린을 선보였고 이 가운데 예닐곱명은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해보기도 했다.
    후쉬는 "모두 자금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높은 관심들을 보여왔다"면서 "경기침체기이긴 하지만 수집가들은 희귀 바이올린을 손에 넣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세계 최고 명품 바이올린과 동격으로 불리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경-1737)의 바이올린보다 더 희귀하다.
    스트라디바리의 바이올린은 현재 전 세계에 640개 정도가 남아있지만 델 제수는 단 140개 정도가 남아있을 뿐이다.
    바이올린 애호가들은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의 음질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을 펼쳐오고 있으나 희귀성 면에서는 과르네리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매물로 나온 '과르네리 비외탕'은 과르네리가 죽기 3년 전인 1741년에 제작된, 그의 최후 작품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에는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에이런 로잔드가 러시아 부호에게 이와 비슷한 과르네리 델 제수를 바이올린 최고 거래가인 1천만달러(약 120억원)에 판매한 바 있다.
    후쉬는 비외탕이 연주해 '과르네리 비외탕'으로도 불리는 이 바이올린의 음질이 훨씬 더 낫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전문가 크리스토퍼 리유닝도 과르네리 비외탕의 음색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269년 된 바이올린에 붙은 1천800만달러 가격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가격이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아이오와대학의 역사학자 데이비드 쉔봄은 "간단히 말해 그 누구도 지금, 300년 된 악기를 만들 수 없다. 300년 묵은 악기의 신비감은 어떤 값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