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20대 초반의 정 모씨는 눈꺼풀이 떨리는 것을 이상히 여기던 중 어디선가 젊었을 때 그런 증상이 있으면 나중에 중풍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선생님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아무 문제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사례 2. 50대 중반의 한 모씨는 언제 부턴가 가끔씩 한쪽 눈이 찡그려 지면서 입꼬리가 당겨지는 듯한 느낌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점점 더 자주 발생하면서 확연히 입꼬리가 돌아가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은 한모씨는 안면연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눈꺼풀이 떨린다거나, 안면 근육이 떨린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증상에 대한 사람들의 해석은 참으로 다양해서 중풍이 걸릴 전조 증상이다, 마그네슘이나 칼슘이 부족하면 그렇다더라, 물을 너무 안마시면 그렇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얼굴 주변의 근육이 왜 떨리는지 을지병원 신경과 박종무 교수를 통해서 알아보자.
     
    눈꺼풀 떨림은 흔히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혹은 커피나 초콜릿 등을 통한 카페인 섭취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무리한 운동 뒤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떨림의 원인으로 안면근육 흥분성의 증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근신경접합부위 과흥분성’이라 요약할 수 있겠다. 근신경접합부위는 운동신경의 말단부위와 근육세포가 만나는 점으로 운동신경이 자극되면 운동신경 말단부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 되고, 이 신경전달물질이 근육세포막을 자극하면 근육이 수축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카페인 섭취가 증가하면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하게 되고, 과도한 운동은 그 외에도 일시적인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근신경접합부위에서의 근육세포 자극이 과도하여 떨림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휴식을 취하고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생리적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위의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눈꺼풀뿐 아니라 안면근육, 입꼬리 등 다른 부위도 떨린다든지, 혹은 양쪽 눈꺼풀에 떨림 증상이 심해지면서 시력장애가 동반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안면경련’이나 ‘안검연축’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병들은 발병률이 낮긴 하지만, 대부분 한 번 발생하면 증상이 지속되고, 드물게는 종양이나 혈관기형 등의 기질적 병변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경련과 안검연축의 진단에는 병력 및 진찰소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보조적인 검사로는 근전도검사와 MRI촬영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안면경련은 특히 중년기 이후 여성들에서 한쪽 얼굴근육에 국한되어 갑작스러운 근육수축이 나타나는 병이다. 대개 원인 불명이나 안면신경에 밀착되어 있는 미세혈관에 의한 자극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안검연축은 양쪽 눈 주변 근육의 이상운동증으로 눈을 깜박거리는 증상이 반복되다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양눈이 꽉 감기는 증상을 말한다. 대개 50~70대에 자주 발생하고,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전달 경로의 잘못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안면경련이나 안검연축의 치료로 일차적으로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약물요법에 의한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충분한 약물치료가 어려운 경우 안면경련의 경우 미세혈관 감압술을 시행하기도 하나, 최근에는 보톡스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보톡스는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효과가 사라지므로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과 정기적으로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치료법이므로 치료 전에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도움말 : 박종무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신경과 교수
    (02)970-8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