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에서 자신을 괴롭힐 정도의 잡음이 느껴지면 이를 '이명(耳鳴)'이라 한다. 현재까지 이명 치료에 대한 정확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 않지만 이명 환자의 경우 일반인 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 우울증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 심현준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뉴데일리
    ▲ 심현준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뉴데일리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명클리닉 심현준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우리나라 이명 환자가 일반인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약 4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9개월에 걸쳐 이명 환자 255명을 조사한 결과 9.8%에서 우울증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일반인 우울증 유병률인 2.6%(2006 보건복지가족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보고서)와 비교해 볼 때 약 4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이명과 우울증의 연관성
    53세 회사원 박모씨는 약 한 달 전 양쪽 귀에 이명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았다. 최근 승진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고 하루 종일 '지지직'같은 이명이 발생해 수면장애까지 왔다. 검사결과 경도의 난청을 있었으나 심각한 우울 증상을 보여 정신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62세 주부 김모씨도 2개월 전부터 우측 귀에 이명이 발생했다. 냉장고 돌아가는 듯한 소리를 하루 종일 느끼고 있었으며 당뇨, 협심증 등 질환이 있어 낙심하고 있는 상태였다. 양측 모두 경도의 난청이 있었으며 우울증도 의심이 되어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그렇듯이 이명 환자들도 자신의 우울증상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우울증상을 이명에 의해 발생하는 스트레스, 짜증, 걱정, 불안감과 함께 묻혀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울증이 이명을 일으키는 요인인지, 이명 자체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심현준 교수는 "다만 이명이 만성화가 되면 대뇌 청각중추에 변성이 오게 되고 뇌의 감정과 기억에 관여하는 변연계(limbic system)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이명은 더욱 심해지고  우울증상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때문에 우울증 증상을 가지는 이명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치료를 하지 않고 이명을 치료하기는 어렵고 정신과와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이명 왜 느는가?
    최근 고령인구 증가하면서 난청과 함께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또 대도시에 존재하는 많은 생활소음과, 개인용 음향기기의 사용의 증가도 이명의 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한 번 발생한 이명은 항상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 난치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 급성과 만성 이명의 구분
    급성이명과 만성이명은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대개 달팽이관의 손상이 왔다가 회복되는 시기를 한달 정도로 보기 때문에 발생 한 달 이내의 이명을 급성이명으로 생각하면 된다.
    한 달 미만에서 발생한 급성 이명 환자 중에는 청력이 정상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러한 경우라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달팽이관의 병변이 초고주파 영역대에 발생한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초고주파청력검사가 필수적이다. 본원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순음청력검사(250Hz~8,000Hz)에서 정상청력을 가진 이명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초고주파(10,000~20,000Hz) 청력검사를 시행한 결과 10명에서 초고주파 영역의 청각이상이 발견되었다. 초고주파를 인지하는 달팽이관의 가장 바깥 회전 손상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소리, 나이트 클럽, 콘서트장 등과 같은 장소에서 큰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많지만 이명이 지속되면 초고주파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성 이명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달팽이관의 손상을 회복시키는 것이 만성 이명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데 매우 중요하다.
     
    ■ 치료법
    이명은 다양한 치료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어느 한 가지 확실한 치료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만큼 개인차가 큰 질환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접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급성 이명의 경우 초고주파수 청력검사로 일상생활에서 인지하기 어려운 영역의 달팽이관 손상에 대한 검사와 함께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수적이고, 이때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고막 내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것은 스테로이드를 전신적으로 투여하는데 비해 그 부작용은 훨씬 적으면서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달팽이관에 도달하는 약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명이 만성화되면 달팽이관 차원의 치료를 넘어 청신경, 대뇌 청각중추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에 이러한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급성 이명은 만성으로 발전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이 치료의 포인트이다. 만성이명 환자의 경우 약물 치료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대부분 난청을 동반하기 때문에 보청기를 이용해 주변 소리자극이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이명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보청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는 이명 재훈련과 같은 장기적인 청각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또 중요한 점은 만성이명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적절한 검사로 진단하여 항우울제 투여와 정신과적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이명 치료에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명질환은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급성인지 만성인지에 따라 다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이명은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크고, 난청과 같은 동반하는 청각증상이나 정서적인 상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를 수 있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전문 의료기관의 오래된 축적된 데이터가 치료 방법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의료기관을 판단할 때 얼마나 오랫동안 이명을 치료해 왔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생활 속 이명 예방법
    1.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것
    2. 정기검진을 하여 고혈압이 있으면 조절할 것
    3. 식사 때 염분 섭취를 줄일 것
    4. 커피, 콜라, 담배 등의 신경자극 물질을 피할 것
    5. 혈액순환을 돕도록 매일 적당히 운동을 할 것
    6.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과로를 피할 것
    7.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것
    8.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피할 것
    9. 너무 조용한 장소에 있으면 이명에 자꾸 신경이 쓰이므로 되도록 너무 조용한 장소는 피할 것
    10. 이명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것 : 이명에 대해 이해가 될수록 이명을 조절할 수 있다.

    도움말 : 심현준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문의 : 02)970-8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