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를 다시 만난 건 만 하루만이었다. 어제(12일) 임진각에서 대북인권단체인 ‘자유와 생명 2009’는 북녘으로 ‘희망의 풍선’을 띄웠다. 그녀도 이 단체의 회원이기 전에 ‘로버트 박’의 친구로 그 자리를 지켰다. 짤막하게나마 이야기를 나누며 “조만간 다시 만나자”했던 그녀를 이렇게 일찍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그녀는 북한 인권을 위한 1인 시위 중이였다.

  • ▲ 추위도 꺾은 '의지'. 청계광장에서 1인 시위중인 미국인 선교사 매기 ⓒ 뉴데일리
    ▲ 추위도 꺾은 '의지'. 청계광장에서 1인 시위중인 미국인 선교사 매기 ⓒ 뉴데일리

    그녀가 청계광장에 우뚝 선 13일은 지난 6년 중 가장 추운 날이라 했다. 뚝 떨어진 기온, 옷 사이를 후비고 들어오는 세찬 바람에 가만히 서있어도 무릎이 덜덜 떨려왔다. 그녀는 흡사 에스키모 같았다. 이 에스키모 소녀는 미국인 매기 드라빙(Maggie Drabing)이다. 한국생활 2년차를 맞고 있는 영어교사이자 선교사다.

    영화 한 편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딱 그녀의 경우였다. 2006년 우연한 기회에 접한 ‘Seoul Train’이란 영화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북한 사람들이 숨죽이며 살고 있는 현실은 충격”이었다며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을 위한 목소리(Voice for the Voiceless)를 크게 내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 ▲ 북한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해주길… ⓒ 뉴데일리
    ▲ 북한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해주길… ⓒ 뉴데일리

    매기는 로버트 박과 ‘자유와 생명’에서 활동하며 북한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바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무관심에 실망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는 먼저 ‘잃어버린 자’를 데려오라고 하셨는데 이를 외면한 채 그들의 교회 성장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매기는 북한사람들이 억압 속에서, 법 없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천하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로버트가 원했던 것을 원한다. 로버트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북으로 갔다. 나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녀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핵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로소 그 때 북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기는 북으로 가고 싶다. 언젠가 북한의 자유의 문이 열리는 그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