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성토장 된 유엔 안보리 장관회의
  • 15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핵대응 장관회의에서 발언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CBS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15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핵대응 장관회의에서 발언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CBS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5일 오전 10시(美동부표준시)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관계국 장관회의는 사실상 대북 성토장이었다. 언론들의 ‘북한과의 무조건 대화 제의’ 보도로 트럼프 美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나왔던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대북 규탄의 선봉에 섰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 장관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과 다른 나라들의 대북 규탄 발언, 유엔 주재 北대사 자성남의 반박과 주장 등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북한을 미국의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요소로 규정했으며, 지금도 이런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이제 북한은 美본토 어디라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됐다”며 “북한의 핵공격 능력은 이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안보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또한 러시아가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 사실,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흘러들도록 방조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에 그치지 말고 대북 압박의 강도를 좀 높여 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또한 ‘북한과의 무조건 대화’에 관해서도 “미국이 대북압박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과의 대화이지만, 그 전에 북한이 위협적 행동, 도발을 중단하는 상황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돌아와도 대북압박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틸러슨 장관은 이날 안보리 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대화와 관련해 ‘쌍중단’이니 ‘대북제재 완화’, 또는 ‘인도적 대북지원 재개’를 비롯해 어떤 전제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같은 날 CNN은 “미국 측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이제는 전 세계를 핵공격의 인질로 잡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보다 강력히 대북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날 회의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스웨덴, 우크라이나가 외무 장관을 보냈다”면서 “특히 영국 외무차관은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모든 도발을 중단하고 신뢰할 수 있고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설 것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의무를 다할 것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폐지함과 동시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으로써의 안전조치를 이행할 것 등을 촉구했다고 한다.

  • 자성남 유엔주재 北대사는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우리는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미국을 비난했다고 한다. ⓒ美CBS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자성남 유엔주재 北대사는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우리는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미국을 비난했다고 한다. ⓒ美CBS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이 같은 국제사회의 규탄과 비난에 북한 측은 “우리는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며 강변을 해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보리 장관 회의가 2017년에만 세 번째 열렸지만, 북한 측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성남 유엔주재 北대사는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비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자성남 北대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명백한 자위적 조치로, 미국의 핵공격 위협과 협박으로부터 주권과 존립, 발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바로 미국이 될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한다.

    자성남 北대사는 “핵보유국은 여러 나라가 있지만 미국처럼 공개적으로 위협과 협박을 일삼는 나라는 없다”면서 “우리는 NPT도 정당한 방법으로 탈퇴했기 때문에 핵무기 보유는 국제법과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고 한다.

    북한 측의 이 같은 억지에 한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어이없어 하며 반박했다고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조현 외교부 차관은 북한의 주장을 듣고 “북한의 저런 유감스러운 주장에 답변을 좀 하겠다”면서 “지금까지 나온 여러 번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만 봐도 국제 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조현 외교부 차관은 이어 “북한은 즉시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자리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그 길을 깨닫는 것만이 북한에게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조현 외교부 차관은 이에 앞서 북한이 ‘화성-15형’ ICBM을 발사한 뒤 “핵무기 개발의 완성단계”라고 주장한 점을 설명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핵개발을 완료하면, 그렇지 않아도 엄청난 군사력이 몰려 있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관련 기술이 불량국가나 조직에 흘러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 조현 韓외교부 차관이 북한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아리랑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조현 韓외교부 차관이 북한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아리랑TV 관련보도 화면캡쳐.


    조현 외교부 차관은 이어 전 세계가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계속 ‘핵보유국’에 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우리 국제사회의 대답은 ‘절대 반대’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버르장머리 없는 도발에 대응하며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조현 외교부 차관은 “우리는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 자리는 열어놓을 것”이라며, 북한이 하루 속히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개발 포기를 결정하고, 자신들의 체제를 위해서라도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자성남 北대사의 억지에 틸러슨 美국무장관도 반박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지구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 대다수가 북한의 핵개발을 비난하며,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대놓고 북한 편을 들지는 않았지만 “좋게 말로 하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특히 중국의 우하이타이 유엔 주재 대표부 차석대사는 “북핵 문제 해결에는 여전히 대화를 통한 협상 가능성도 있다”며 “무력 사용을 옵션으로 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을 향해 거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번 유엔 안보리의 북핵 관련 장관회의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핵과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갈수록 확실하게 드러난다는 점은 세상에 보여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