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FT “韓국방부 관련 사실 부인, 美태평양 사령부 ‘논의 중’ 답변”
  • 과거 '키 리졸브' 훈련에 참가한 한미 해군 전투함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키 리졸브' 훈련에 참가한 한미 해군 전투함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정부가 2018년 2월 9일부터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연기하자고 미국에 요청했고, 美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英‘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 정부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성공 모델로 비춰져야 한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치는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저강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3월 18일까지 진행할 예정인데 이 기간 중 ‘키 리졸브(KR)’ 훈련과 ‘포어 이글’ 훈련이 겹친다”면서, 지난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11월 29일에는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허버트 R.맥마스터 美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한국과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지만, 美태평양 사령부의 데이브 벤험 대변인은 ‘한국 정부와 키 리졸브 훈련, 포어 이글 훈련 진행시기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수미 테리 美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주장을 전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는 한국의 요청을 가리켜 “이 요청은 북한이 그동안 저지른 도발로 인해 막혀버린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해할 수 없으며,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美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클링어’ 박사의 주장도 전했다. 클링어 박사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행태로 볼 때 (한미연합훈련 연기와 같은) 이런 조치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주변국들은 방어 성격의 훈련이나 스포츠 행사가 (북한의) 도발이나 치명적인 공격에 대한 빌미가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클링어 박사는 북한이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중단시키려고 1987년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한 테러를 관련 사례로 들었다고 한다.

  • 한미 해병대 연합 '쌍룡훈련' 중인 한미 해병대원들이 MV-22 오스프리에 탑승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 한미 해병대 연합 '쌍룡훈련' 중인 한미 해병대원들이 MV-22 오스프리에 탑승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美워싱턴 소재 ‘한국경제연구소’의 돈 맨줄로 대표는 ‘올림픽을 치른다고 해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할 이유가 미군에게는 없다’고 말했으나 ‘유라시아 그룹’의 에반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올림픽 기간 중) 한미연합훈련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오바마 前대통령의 아태 지역 최고 자문이었던 메데이로스 연구원은 한미연합훈련의 연기 다음으로 한미 양국이 취해야 할 단계는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美의회 출석, 조셉 윤 美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한국, 일본, 태국 방문 등을 지적하며 “한미연합훈련과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실험을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는 중국의 제안(쌍중단)이 있었지만 美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평창 동계올림픽 티켓 판매 등을 소개하며 “북한은 매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할 때마다 맹비난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현재의 한반도 긴장 상태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계속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英‘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대로, 한국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논의 후 받아들인다면, 실질적인 '승자'는 한국이나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016년부터 '쌍중단'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축출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강화 야욕을 드러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