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권력 이용 기자들을 입맛에 맞게 줄 세워"… 이육사 시 '절정' 낭독해 심경 비유
  •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1일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의 행보가 가히 점령군답다"며 "취임 하루 만에 보도국을 모조리 숙청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노조와 방문진, 그리고 최승호 신임 사장 간의 숙청 블랙리스트에 대한 모종의 합의로 사장에 선임된 것처럼 보인다"며 "그야말로 '피의 금요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던 (MBC)직원들은 아이스링크 근무가 아니라 화장실 근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자신들이 하면 '정상화'이고 남이 하면 '탄압'이고 '보도 개입'이라는 '오만'과 '우월', '독선'. 어쩜 현재의 문재인 정권의 행보와 그리 똑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이런 식의 무자비한 피의 숙청은 결국 '공포 보도 개입'"이라며 "권력을 이용해 또다시 보도국 기자들을 입맛에 맞게 줄 세우고 암묵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 대변인은 특히 "이제 공영방송 MBC는 언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인민재판식 탄압과 숙청 속에 놓여있다"는 설명을 이어가면서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됐다, 이육사 시인의 '절정[絶頂]'이 떠오른다"며 해당 시를 읊었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 8일 첫 보도국 인사를 단행해 지난 2012년 파업 등으로 해직당한 이용마·박성제 등 6명을 전원 복귀시키고 <뉴스데스크>의 배현진·이상현 앵커를 교체했다. 이를 두고 장 대변인은 '피의 숙청'이라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그는 "강철같은 겨울을 이겨내고 영광의 봄이 오기까지, 부디 뜻있는 MBC 내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중지(衆智)를 모아 잘 이겨내 주시기 바란다"며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노조와 야합한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의 폭거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