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여론조사에서 1위… 방송 경력 바탕으로 '인지도' 앞선듯
  •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중립단일후보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사진 가운데)이 7일 의원회관에서 이주영·조경태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중립단일후보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사진 가운데)이 7일 의원회관에서 이주영·조경태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이른바 중립단일후보로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병)이 선출됐다.

    중립후보단일화추진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은 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단일화 추진에 동의한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이 모인 가운데, 전날 오후부터 만 하루 동안 실시됐던 여론조사 결과를 개봉하고 "1위 후보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한선교 의원"이라고 선언했다.

    중립단일후보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은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사당화 방지, 문재인좌파정권 독주를 저지하는 두 분 후보의 처절한 그 뜻을 받들어서, 앞으로 있을 본선에서 당선돼서 모두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며칠 남지 않았지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달 28일, 주요 잠재 후보군 중 가장 먼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한선교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 없이 단독으로 출마선언을 감행했는데, 이날 단일후보가 됨에 따라 러닝메이트 물색 작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선교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모시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제일 먼저 출마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던 분과 대화를 마무리하면 그 결과에 따라 또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당의 전통적인 계파 분류에 따르면, 한선교 의원은 이른바 '원조 친박'에서 '멀박'이 된 것으로 분류된다. 2004년 이른바 '천막당사' 시절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보낸 멤버 중 한 명으로, 2008년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주도한 친이(친이명박)계 일색 공천 때는 공천에 불복해 친박무소속으로 출마, 수도권에서 당선돼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른바 친박 강경파들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행태를 보이자, 한선교 의원은 자연스레 친박 핵심으로부터 멀어졌다. 지난해 8·9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에는, 이러한 친박 강경파들의 행태를 통렬히 질타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출신이 친박이다보니 '중립단일후보'라는 타이틀이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한선교 의원은 "우리 당의 소위 유력후보들은 다 일정한 지지가 있다"며 "나는 지지하지도, 도와주지도 않는 후보이고, 큰 명제인 당내 화합과 사당화를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기 때문에 (중립후보라는 것에) 떳떳하다"고 일축했다.

    이날 중립후보 단일화의 결과는 한국당 내에서 다소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3자 간의 단일화 합의는 책임당원 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중앙당이 명부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관계로,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로 전환됐다. 이 지점에서 이변 가능성이 내포돼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중립후보단일화추진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은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명부를 당으로부터 입수할 수가 없었다"며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1000 샘플을 여론조사해서 단순합산, 결과에 따라 1위 후보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선교 의원은 전직 방송인 출신으로 11년간 MBC 아나운서로 근무했으며, 이후 민영방송으로 출범한 SBS에서 오랜 기간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을 진행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초선 시절 여러 차례 야당 대변인을 역임했는데, 이러한 인지도가 여론조사 승리의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9 전당대회에서도 한선교 의원은 대의원 83표, 책임당원 2116표로 출마 후보 4인 중 4위를 기록했으나,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는 당선된 이정현 전 대표에 이어 당당 2위, 주호영·이주영 의원을 제쳤던 적이 있다.

    이날 중립단일후보로 한선교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닷새 앞으로 다가온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김성태 의원(3선·서울 강서을)과 유기준(4선·부산 서동), 홍문종(4선·경기 의정부을) 의원, 그리고 한선교 의원 간의 4자 대결 구도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