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前 경기지사 "언론노조와 감사원은 권력의 사냥개 노릇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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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감사원이 KBS 이사들을 겨냥해 표적(標的) 감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방송장악에) 앞장서는 언론노조보다 눈치를 보는 감사원이 더 나쁘다"며 비판에 나섰다.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은 4일 여의도 KBS 사옥과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부당감사 의혹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의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오후 12시 여의도 KBS 정문 앞에서 1차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는 방송사 임원을 강제 퇴진시키려는 모든 비열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 KBS 노조(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가 하는 행태는 홍위병보다 더한 문(文)위병"이라며 "저도 노조위원장 출신이지만 노조라는 것은 지금처럼 권력에 붙어 앞잡이 노릇을 하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 4일 오후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일 오후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문서 전 경기도지사는 "당파와 시대를 떠나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인 이인호 이사장에게 현재 언론노조가 어떤 공격을 하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駐)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 이사장은 공산권에서도 존경하는 인사인데, 권력의 사냥개가 된 노조가 이런 분마저 물어뜯고 있다. 이인호 이사장이 무슨 독재자라도 되는가? 이 자리에서 이인호 이사장과 강규형 이사 만큼 깨끗하게 산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 지금 KBS 노조원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 어려운 조국의 위기에 대해 앞장서 진실을 보도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기자회견에서는 KBS 이사들에 대한 유례없는 감사를 실시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특정 이사의 해임을 건의한 감사원의 정치적 행태와 관련해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지난 2년 간 KBS 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직무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 이사진에 대해 해임 등의 인사조처 방안을 검토하라"는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11명의 KBS 이사 가운데 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인사를 제외한 8명에 대해서만 감사를 진행해 표적감사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공개된 이사들의 업무추진비를 놓고 문제가 불거진 이는 현 야권(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강규형, 차기환 이사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얼마나 할 게 없어서 대한민국 감사원이 이런 짓에 동원되고 있나"며 "정권의 나팔수 짓을 하는 일부 노조를 감사하지는 못할 망정 대체 뭘 감사하고 있나"라고 질타했다.

     

  • 4일 오후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성창경 KBS 공영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일 오후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성창경 KBS 공영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성창경 KBS 공영노조위원장은 감사원을 향해 "지난 6월 감사 당시 아무탈 없이 지나간 내용인데 언론노조가 건의하자 전혀 다른 감사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6월 직원의 상당수가 외부 강의를 맡고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까지 돈을 받아 착복한 것이 드러났는데 이것은 왜 해임사안이 왜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성창경 위원장은 "정말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KBS 기자와 PD의 90% 이상이 좌파 성향 노조원"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가기관재난방송사인 KBS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창경 위원장은 "흥진호가 북한에 올라갔다 내려오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지진 같은 천재지변의 상황이 발생해도 KBS가 보도를 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언론노조는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라고 반문했다.

    성창경 위원장은 "선량한 대다수 노조원들은 파업이 90일째 이어지면서 급여를 천만원 이상도 못받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해) 말도 못하고 끌려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주도하는 강성노조 지도자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원 전국애국시민연합 대표는 "국민의 방송을 노조가 강탈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어떻게 이를 지켜보고 있겠나? 우리는 KBS가 정치도구화 되는 것을 막아낼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KBS와 MBC를 사랑하는 국민연합'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연합의 집회는 오후 2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도 이어졌다.

    류종현 전 MBC 공영노조 위원장은 "방송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노조는 공영을 논할 주체가 아니고 정치성향으로 공정성 시비를 거론할 주체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류종현 전 위원장은 "언론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만일 차기 개헌이 이뤄진다면 우리도 미국처럼 언론 자유와 정치적 독립에 대한 명문 규정을 헌법조항으로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민연합은 '언론이 진실'이라는 사명을 지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조만식 선생의 사례를 언급했다.

    국민연합은 "사회주의 소련과 김일성은 조만식 선생이 친일파라는 거짓 방송과 기사로 군중을 선동해 그를 제거했다"며 "하지만 결국 매일신보 고영한 기자는 진실의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다.

    이어 "기망에 의한 사회주의 촛불혁명은 역사 앞에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며,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의 대상이고 헌법을 해하는 자들의 공소시효는 영구적으로 배제됨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연합은 "양대 방송 사장을 임기 전에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것은 방송 독립의 종언(終焉)으로, 이들을 강제 퇴진시키려는 모든 비열한 행위를 (문재인 정부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