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두번째 통화서 "핵탄두 소형화 불분명"… '레드라인' 못 넘은 점 강조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번째 통화를 했다. ⓒ뉴시스 DB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번째 통화를 했다.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에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ICBM을 개발해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는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 문 대통령이 기존에 밝혔던 '레드라인'에 다다르지는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30일 밤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전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 및 정부성명 발표와 관련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약 5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20분 간 첫 통화를 했다.

    당시 박수현 대변인은 "양 정상은 각자 추가적인 평가를 하여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검토한 다음,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후속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0일 밤에 다시 이뤄진 통화의 배경이다. 이날은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1시간 가량 통화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 29일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북한은 전날 정부성명을 통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하였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에 대해 평가한 것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우리가 적극 추진중인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 등을 통해 자체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계시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굳건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미국의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