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적 화법 '막말' 논란으로… '보수·당 재건' 목표 진정성도 의심받아洪 자신 화법에 "12년간 깡패 잡아넣으며 더 깡패 같을 수밖에 없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른바 '막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과 없이 튀어나오는 홍준표식 직설화법에 당내 여론이 술렁인다. 일부 언론은 홍준표의 막말로 그의 정치 능력이 심판대에 올랐다고도 한다. 

    홍준표식 시원시원한 직설화법은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홍카콜라(홍준표 코카콜라)' 라는 별명을 안겼고, 안풍(안철수 돌풍)을 제치고 대선 2위의 성적표를 받는 데 일조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도 대한민국 정당사상 최초로 선거인단의 득표율 73%를 달성해 대표 자격을 얻었다. 가히 파격적인 지지였다. 

    그랬던 홍준표 대표의 화법은 3개월 만에 '품격이 없다' 는 평가를 받으며, 당 대표 자질 논란을 가져왔다. 당 대표의 품격 논란으로 어느샌가 홍준표 대표의 당 혁신 비전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홍준표 대표가 내건 궤멸 직전의 보수 세력 부활, 보수 정당 재건 약속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직설화법만으로 '진정성'을 평가하기엔 그가 견뎌온 삶의 풍파가 거셌다. 

    홍준표 대표 스스로 밝히듯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며, 대한민국의 '깡패'들을 상대했다. 그는 최근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직설적 화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과격해요. 내가 12년 동안 대한민국 깡패를 다 집어넣었어요. 내가 더 깡패같이 보여야 깡패를 다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나는 나를 이런식 저런식으로 오해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 그거 말고도 바쁜 게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 스스로 인정하듯 그의 다소 과격한 화법은 그의 인생이 만들어 놓은 홍준표 스타일이었다. 어쩌면 그 시절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해 깡패들과 싸우며 얻은 그만의 '훈장'인 것이다. 

    경상남도 창녕 출신 그는 세련된 서울말씨를 쓴다거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다정다감한 표현을 하지 못한다. 에둘러 말하는 방법을 모른다. 

    다만 그는 한결같은 화법만큼이나 '보수우파와 당의 재건'이 자신의 목표라고 부르짖는다. 홍준표 대표의 삶 속에서 형성된 말의 습관이 그의 진정성을 가리게 되는 상황이 조금은 안타까운 이유다.

    삶의 역경이 만들어낸 홍준표식 대화 스타일에는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홍준표가 내건 '한국 보수의 재건의 길'은 가타부타할 것이 아니다. 

    더욱이 당 내부의 어느 누구도 홍준표의 결단력과 추진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 정치가 문제가 있다고 쓴 소리를 내는 동료들조차 그가 당 재건을 위해 추진력을 가지고 결정한 일들에 대해선 인정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당을 떠났던 김무성 의원은 홍준표가 대표로 있는 한국당에 찾아왔다. 그리고 홍 대표가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보수의 계보를 잇는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을 당사에 건 것에 대해 "자기가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몇 가지의 과(過)로 인해 수십 년간 제대로 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방치됐던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부국을 이룬 박정희, 민주화의 물꼬를 튼 김영삼 대통령이 떠오른 것은 우파의 뿌리를 세우는 일이었다. 홍준표가 해낸 일이다. 

    홍준표 대표는 자신 말대로 경남 사나이다. 낯간지러운 말 같은 건 애초에 그의 사전에 탑재돼 있지 않다. 그러나 그가 대표가 되며 조금씩 바뀌고 있다. 

    홍 대표는 몇달 전 '우파 논쟁'으로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였던 장제원 의원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장제원 의원의 대여(對與) 투쟁력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며 따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한 초선 의원도 홍준표 대표의 화법이 '막말' 논란에 휩싸인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 의원은 "당 재건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며 "홍준표 대표의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에 막막 프레임을 씌운 것은 정부·여당인데, 당내 사람들이 정부·여당이 공격하는 프레임을 빌려와서 대표를 공격하면 길이 없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