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 한전·한수원 이끌고 유럽행 원전 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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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뒤늦게 해외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원전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프랑스와 영국을 연이어 찾아 원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원전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신규원전 건설이 전면 중지된 상황에서 원전 수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우려의 목소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우리 원전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출은 가능할 지 몰라도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기술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새 정부의 뜻대로 국내는 탈원전으로 가고 원전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투트랙 구조로 가려면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원전 수출 일단은 청신호…앞으로는? 
    산업부는 28일 영국 런던에서 백운규 장관이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을 만나 원전 협력을 위한 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재 무어사이드(Moorside) 신규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인데 백 장관은 한전, 한수원 등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적극 세일즈하며 원전 수출 의지를 강조했다. 한-영 원전 협력각서 체결식에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함께 했다. 
    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원전의 우수성으로 높은 안전성과 기술력을 꼽았다. 또 40여년 간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빼어난 사업관리 능력을 갖춘 점을 피력했다. 
    이에 영국 클라크 장관은 "한국의 우수한 원전기업이 영국 신규 원전 사업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전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원전 3기를 건설하는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데 한전은 이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마치고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한수원 역시 영국 원전사업자인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가 2020년까지 영국 중부 와일파에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에 참여 여부를 검토중에 있다. 
    다만 정부가 국민 안전을 이유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해외에서는 정 반대로 우리 원전의 안전성을 앞세워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탈원전의 명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 與, 원자력기술개발 예산 삭감 
    정부는 내달 제 8차 전력수급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탈원전 정책을 내놓은 '에너지 전환 로드맵'의 세부적인 정책판이다. 신규 원전을 금지하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방안들이 국가 중장기 정책으로 확정되는 것이다. 
    다만 원전 기술력 저하에 따른 대안책까지 들어가 있을 지 미지수다.  
    올해 산업부가 마련한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총액은 1조409억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동시에 원전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원자력기술개발사업인 사용후 핵연료 처리기술개발 예산을 137억 삭감해 531억원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탈원전 정책을 맹목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개발예산마저 전액 삭감한 것이라면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와 기술이 사장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원자력문화재단은 25년 만에 '에너지정보문화재단'으로 탈바꿈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새 원전을 짓지 못하는데 앞으로 누가 투자를 해서 산업을 육성하겠느냐"면서 "원전 수출도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