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 결정 일주일만에 현장 방문…"지하단층 지대 조사로 근본 대책 갖춰 나갈 것"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경북 포항에 있는 한 아파트를 방문, 지진관련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경북 포항에 있는 한 아파트를 방문, 지진관련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지진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에 대해 '수능 연기'를 결정한지 일주일만의 현장방문으로, 문 대통령은 이날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포항의 포항여고를 가장 먼저 찾아 수능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만에 하나 다음날 여진이라도 일어난다면 포항의 학생들은 제대로 시험을 치지 못하게 되거나 불안해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전체 학생들이 다 중요하지만 전체의 1%도 안되는 포항 학생들 안전과 (시험 전체의)공정함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 연기결정 내렸다"고 했다.

    이어 "정말 고마웠던 것은 나머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왜 포항 때문에 (수능을) 연기해야 하냐'고 하는 대신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주고, 포항 학생들에게 응원도 보내준 것"이라며 "늘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나가는 것이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우리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IMF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서해안 유류 피해가 생겼을 때도 추운 겨울에 자갈을 닦는 봉사를 해가며 이겨냈다"며 "우리 포항여고 학생들도 이번에 어찌보면 좋은 경험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여고 학생들은 수능 연기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박민지양은 "지진이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밤 7시 정도였다. 시간이 촉박해 불안감이 너무 컸다"며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서 부족했던 부분을 좀 더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담임인 윤원경 교사 역시 "예비 소집중 강한 여진이 발생해 아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밖으로 나갈 상황이었다"며 "아이들을 생각해 가슴과 머리가 아파 다른 일을 하지 못했지만 수능 연기가 결정돼다는 소리를 듣고 이런 결정을 해주신 정부 관계자들에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포항에 있는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다 된 노후 아파트인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서 "가재도구 중에 좀 중요한 큰 덩어리에 해당하는 소파나 냉장고 등 값이 비싼 것들에 대해서는 검토를 잘 해보겠다"며 "재건축 문제 역시 자의로 재건축 하는 것과 안전에 큰 문제가 생겨 재건축 하는 것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진으로 인해 이재민이 거주하고 있는 흥해 실내체육관도 들렀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지열발전소와 원전, 공단지역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서두르고 그에 따라 내진보강을 할 것"이라며 "지하단층 지대에 대한 조사도 서둘러 보다 근본적인 대책도 갖춰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복구와 더불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책도 중앙정부가 신경을 쓰겠다"며 "행안부에서도 지자체나 중앙정부의 이런저런 회의나 행사를 할 때, 가급적 포항시에 와서 행사를 하는 쪽으로 하면 포항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포항 방문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토양 액상화 문제 조사 ▲정신적 상처 상담 치료 ▲임시거주시설 기한 연장 검토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하나 하나 다 말씀을 못드렸을지 모르겠지만 중앙 정부가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국민들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아내면 우리가 이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