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차 업자, 도끼 소유 슈퍼카에서 'GPS장치' 떼다 덜미도끼 신고로 '대포차 100대' 불법 유통 범죄조직 9명 체포
  • '빈 디젤(Vin Diesel)'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라는 영화가 있다. 스트리트 카레이싱을 테마로 한 자동차 액션 영화로, 주인공 대부분이 '범법자'라는 점이 특징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정의의 용사'로 거듭나고 있긴 하지만, 원래 이들은 '차량 절도' '대포차 유통' '불법 튜닝'을 업으로 살아온 범죄 조직이었다.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故 폴 워커도 애당초 이들을 수사하기 위해 빈 디젤의 팀에 잠입한 내부자였다.

    경찰과 범죄 조직이 손을 잡고 또 다른 '악의 세력'을 일망타진한다는 내용은 황당하기 이를데 없지만, 이같은 스타일의 범죄가 마냥 허구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분노의 질주'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자동차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전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스트리트 내기 레이싱'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지만, 차량을 불법으로 취득해 '대포차'로 저렴하게 돌리는 유통 조직은 도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 아주 흥미로운 뉴스가 타전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75억원 상당의 대포차 100대를 불법 거래한 '대포차 매매업자' 9명을 구속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조직과 거래, 대포차를 구매한 사람은 1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일반 회사원은 물론, 범죄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리더 민OO(37)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포차 거래 사이트를 운영 중이었다. 회원 수는 자그마치 1만 2,000명. 경찰에 따르면 이 사이트 회원 중 한 명인 대포차 유통업자가 유명 래퍼 도끼의 친구에게 접근한 게 화근이었다. 이 유통업자는 도끼의 친구에게 "하루 100만원의 렌트비를 주겠다"며 페라리를 빌려올 것을 제안했고, 도끼는 이러한 사정도 모른 채 친구에게 순순히 4억짜리 슈퍼카를 빌려줬다.

    이렇게 악덕업자의 손에 들어온 도끼의 페라리는 8,000만원이라는 헐값(?)에 대포차로 팔릴 운명이었다. 그런데 이 업자가 차량에 부착된 GPS 장치를 떼는 순간, 소유주인 도끼에게 '알림 문자'가 갔다. 원래 페라리 같은 고급 차량에는 도난 방치를 위해 GPS가 무단으로 떼어질 경우 자동으로 소유주에게 연락이 가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던 것.

    이에 도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GPS가 분리된 현장에서 대포차 매매업자 일당이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 출처 =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스틸 컷 / 도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