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민중예술가 임옥상 작가전서 그림 접해
  •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진 및 국무위원들과 촛불시위를 주제로 한 그림 '광장에, 서'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진 및 국무위원들과 촛불시위를 주제로 한 그림 '광장에, 서'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촛불시위 장면 그림을 설치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림은 민중예술가 임옥상 작가의 '광장에, 서'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청와대 본관 입구에 11.7m, 세로 3.6m 크기에 캔버스 78개로 구성된 해당 그림을 내걸었다. 이는 그림을 설치 장소에 맞게 개조한 것으로 본판 크기는 16.2m, 세로 3.6m 크기로 캔버스 108개에 나눠 그린 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임옥상 작가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가 벌어진 광화문 광장의 모습을 토대로 광화문 앞에 모인 촛불집회자들이 '하야하라' '닥치고 OUT' 등 피켓을 들고있는 장면을 그렸다. 
    그림은 김정숙 여사가 처음 접한 뒤 문 대통령이 임대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월 서울 평창동에서 진행한 임 작가의 전시회에서 작품을 발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6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에게 그림 임대 의사를 밝혔다. 임대 기간이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 참모진 및 국무위원들과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이 그림은 완전히 우리 정부 정신에 부합하고 정말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워낙 비싸니 전시회가 끝난 이후에 빌려도 되느냐고 물으니 이미 팔렸다더라, 그런데 구입한 사람도 당장 전시할 곳이 없어 창고에 보관한다고 해서 빌려왔다"고 그림 설치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이 정치 편향적이라는 우려도 있다. 촛불집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도 적지 않은 만큼 민감한 사안을 담은 그림을 개인소장이 아닌 청와대 본관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임옥상 작가에 대한 과거 이력도 재주목되는 양상이다. 임 작가는 2001년 6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면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가 '전태일 노동복합시설(전태일 기념관)' 건립을 위해 구성한 추진 위원회에도 위원 15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임 작가는 지난해 11월 26일 박 전 대통령 퇴진 요구 5차 촛불시위에선 광화문 사거리와 대한문까지 천을 깔고 붓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받아 적는 '백만 백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앞에선 우레탄폼과 한지로 만든 박근혜 대통령 흉상에 못을 꽂는 퍼포먼스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