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13일 임시이사회 열어 해임안 가결…민주당 기다렸다는 듯 '환영' 성명
  •  

  • ▲ 13일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장겸 MBC사장 해임안'을 가결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
    ▲ 13일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장겸 MBC사장 해임안'을 가결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

     

    고영주 전 이사장에 이어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되면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파업 목표인 경영진 퇴출 작업이 종지부를 찍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을 결정했다.

    지난 8일과 10일에 이어 김장겸 사장의 해임을 목표로 열린 3번째 임시이사회였다. 표결 결과 찬성 5표, 기권 1표(재적 이사 과반 이상)으로 해임안이 가결됐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은 이후 열리는 MBC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난다.

    지난 2일 불신임안이 가결된 고영주 전 이사장과 구 여권(자유한국당) 추천 몫인 권혁철·이인철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앞서 1일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사 5인(이완기·김경환·이진순·최강욱·유기철)은 방문진 사무처에 김장겸 사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김장겸 사장이 방송 공정성을 해치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는 이유에서다.

    우파 성향의 야권 이사 3인(권혁철·김광동·이인철)은 이사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진보진영의 경영진 해임 시도에 반발했으나, 이미 기울어버린 구도 속에서 사실상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한 야권 추천 이사로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김광동 이사는 "해임 결의안에 나온 내용 대부분이 김장겸 사장 선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권 추천 이사들은 결국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총 9명으로 구성된 방문진 구도 특성상 과반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안건은 가결된다. 지난달 유의선·김원배 전 방문진 이사의 연이은 자진사퇴로 방문진 구도가 뒤바뀐 후, 방통위와 방문진은 속전속결로 고영주 이사장 해임과 김장겸 사장 해임 착수에 들어갔다.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은 이달 2일 이사회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돼 이사장직에서 해임됐다. 방문진이 고영주 전 이사장의 이사직 해임안까지 방통위에 제출한 만큼 곧 평이사직에서도 해임될 가능성이 높다.

    고영주 전 이사장이 평이사직에서 해임되면 방문진 구도는 6대 3(민주당·한국당)으로 기울게 된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 9월 4일 총파업을 선언하고 김장겸 사장 퇴진 및 고영주 이사장 퇴진을 주장해왔다.

    방문진의 김장겸 사장 해임안 가결에 이어 주주총회에서 해임이 확정되면 언론노조 MBC 본부는 즉각 총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방문진의 결정에 김장겸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해임 사유들은 정권 입장에서의 평가이며 사장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억지 주장으로 가득 찼다"며 "취임 몇 개월 되지도 않은 방송 사장을 끌어내려고 온갖 권력과 수단을 동원하는 게 나라다운 나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권력으로부터 MBC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하다. 권력의 방송장악은 더욱 심해질 것이나 제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길 바란다"며 "권력은 유한하고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김장겸 MBC사장 해임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 MBC가 김장겸 체제에서 걸어왔던 질곡의 역사에서 벗어나 언론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