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에 대항한 헨리조지를 공산주의자라 하는 사람이 빨갱이"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대개혁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대개혁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대(地代)개혁 토론회를 열면서, 이 사상의 주창자인 헨리 조지와 칼 마르크스 사이에 얽힌 일화를 언급했다. 토론회장에서는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농지개혁 사례까지 거론됐다.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지대개혁을 주장한 직후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맹공을 받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두둔하며 불씨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0일 의원회관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땅이 먹는다'는 제목의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 토론회'를 직접 주최했다.

    추미애 대표의 지난 지대개혁 주장이 화제가 됐었기 때문인지 언론의 관심이 높아, 토론회장 내부는 참석자들과 취재진들이 몰려 꽉 메워졌다. 추미애 대표도 개회사에서 "자리가 가득 메워졌다"며 "뜨거운 열기"라고 흐뭇해할 정도였다.

    이날 토론회 개회사에서 추미애 대표는 지대개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자녀의 창업이라고 소개했다.

    추미애 대표는 "우리 딸아이가 열심히 최저임금 규정을 지키고 했는데,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서 적자만 쌓이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며 "아이를 통해 사회의 모순을 경험하게 됐고, 이것을 고쳐놓지 않으면 안 되겠어서 지대에 대해 우리 사회에 근본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헨리 조지는 지대 추구를 방치하면 언젠가 땅주인이 숭배받는 세상이 올 것이라 예언했는데, 이미 우리 사회가 그렇지 않은가"라며 "헨리 조지의 예언을 보고, 나는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많이 반성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교섭단체대표연설과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주장했던 지대개혁이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맹공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마르크스를 끌어들여 해명하는 한편 반발도 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9월 4일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9일에는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창업을 해서 새로운 사업을 키워야 하는데, 돈 좀 벌면 임대료만 받는 식"이라며 "헨리 조지가 지금 살아있다면 토지사용권만 인민에게 주고,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 방식을 지지했을 수 있다"고 말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토론회 개회사에서 추미애 대표는 "(헨리 조지의 이론은) 오늘의 사회 실상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100% 신봉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헨리 조지는 자본론을 쓴 공산주의의 대가 마르크스에 대항해서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면서 그게 하늘의 이치고 신의 섭리라고 역설한 분"이라며 "마르크스에 대항해서 치열하게 싸웠던 헨리 조지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그 사람이 바로 빨갱이"라고 발끈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정우 전 노무현정권 청와대 정책실장도 "(농지개혁을 성공시킨) 이승만을 언급했던데, 연설문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추미애 대표의 9월 정당대표 연설은 한국의정사에 남을만한 명연설"이라고 두둔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헨리 조지의 경제사상과 지대개혁'이라는 주제로, 김윤상 경북대 석좌교수가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으며,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부 교수가 관련 토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