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70주년 토론회...“수능절대평가 도입 등 신중한 검토 필요”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9일 서울 서초구 소재 교총회관에서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교육대토론을 개최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9일 서울 서초구 소재 교총회관에서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교육대토론을 개최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수능절대평가 도입, 중간·기말고사 폐지를 비롯한 현 정부 교육공약이, 일선 교육현장의 극심한 혼란과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한국교총 70년의 성찰과 미래 대한민국 교육 30년의 길’을 주제로 교육대토론회를 열었다. 교총은 1947년 11월23일 조선교육연합회 이름으로 설립돼 올해로 창립 70년을 맞았다.

    안선희 중부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진단과 향후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의 기념강연에서, “현 정부 교육공약은 ‘형식적인 기회의 균등’만을 보장할 뿐 교육과정은 불공정하며 그 결과는 정의롭지 못하고 불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교육과정 불공정 정책’의 예로, ▲중간·기말고사 폐지 ▲수능절대평가 도입 ▲중학교 교사별 정성평가 ▲대입제도 단순화 등을 꼽았다. 안 교수는 “이런 공약들 때문에 신입생 선발은 정의롭지 못하고,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안 교수는 ‘수능절대평가 도입’의 역기능을 경고하며, 충분한 검토 없이 수능제도에 손을 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능절대평가 도입이, 가뜩이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변별력을 더욱 약화시켜, 수험생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안 교수는, 수능절대평가제 도입이 ‘입시 불평등’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수능 변별력 약화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모집인원 확대가, 상대적으로 수시 준비에 강점을 가진 상류층 가정 자녀에게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날 토론회에서는, 창립 70년을 맞은 ‘한국교총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조언도 나왔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광복 후 정부수립보다 앞서 창립돼 우리나라 교육 역사를 써내려간 최대·최고의 교원단체로서 교육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교총의 과거를 높이 평가했다.

    성 총장은 교총이 이룬 주요 성과로 △교육세 도입을 통한 안정적 교육재정 확보 기반 마련 △유·초·중등 단일 호봉제 도입 △사립 교원 연금제도 신설 △교원윤리강령 제정 △중앙정부와 단체교섭·협의 확보 등을 꼽았다.

    성 총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교총의 정체성과 발전적인 미래상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선에 근거한 교원단체 활동 패러다임 정립이 가장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교총의 창립 이념인 ‘전문직주의’를 앞으로도 계승·발전시킬 것”을 당부했다. 신 교수는 교총의 새로운 과제 중 하나로, ‘부정적인 이미지 극복’을 주문했다.

    안선희 교수는 교총의 새로운 과제로 ‘진영논리 탈피’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회와 우리 교육을 망치는 주범 중 하나가 진영논리”라며, “이를 넘어선 논리를 정립하는데 있어 교총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환영사에서 “교총이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제 역할을 수행해왔고 고락을 함께 해왔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100년 역사의 교총을 만들기 위해서는 회원 모두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총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