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계' 갑호 비상이라더니... 경악 금치 못한 트럼프 차량 역주행 사태
  • ▲ 이른바 태극기와 촛불 단체들이 7일 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트럼프를 향해 엇갈린 주장을 했다. 태극기 측은 트럼프 방한을 환대한 반면 촛불 측은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 이른바 태극기와 촛불 단체들이 7일 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트럼프를 향해 엇갈린 주장을 했다. 태극기 측은 트럼프 방한을 환대한 반면 촛불 측은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이른바 촛불세력이라고 알려진 220여개 진보단체 ‘NO트럼프 공동행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첫날인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미(反美) 집회를 열었다.

    해가 지고 달이 뜨자 집회 참석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국악공연과 댄스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였다. 무척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이들은 갑자기 격하게 흥분하며 돌변하기 시작했다.

    몇몇 시위대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겠다며 막무가내 행동을 벌였다. ‘투쟁’을 밥 먹듯이 외치던 이들이 기어이 사달을 냈다. 최고 경계수위인 ‘갑호 비상’이 떨어진 상황에서 위험천만한 일이 방한 첫 날부터 벌어졌다.

    시위대는 세종대로를 향해 물병과 야광봉 같은 물건들을 마구 투척하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꺼내든 높이 2.5m 폭 10m 그물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위로 쓰레기와 전단지 뭉치들을 계속 던져댔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찬을 마친 후 숙소인 용산 하얏트 호텔로 이동할 때를 노린 것이다.

    ‘국빈’으로 초청받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이물질 투척 사건으로 인해 급히 이동 경로를 틀었다. 당초 계획했던 세종문화회관 쪽이 아닌 주한미국대사관 측 도로로 우회, 560m가량 역주행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이런 장면을 훤히 목격한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국제적 망신살이 뻗친 순간이었다.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다급한 목소리로 “(해외 정상에게)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들이 제대로 통제해야지”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시위대가 당시 사제 폭탄이나 화염병을 던졌다면 되돌릴 수 없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었다. 

    공자는 덕(德)으로 정치할 때 평화의 세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지만, 과격 시위대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다니며 반미집회를 하겠다는 시위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부의 명확한 방침과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요?”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러한 경고를 청와대가 경청했다면 국제 망신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경찰들은 최소한의 방어 장비도 착용하지 않았다. 검문 검색도 이뤄지지 않았다. 3~4명의 경찰이 펜스를 뛰어넘으려는 한 여성 반미집회 참가자를 놓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8일 국회 앞에서 반미(反美) 세력은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안에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순간, 국회 밖에서는 미국 국기가 불탄 황당한 사건이다. 경력 1만8,670명은 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반미(反美) 시위대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이 과연 틀린 말인지 한번 고심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