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P, 국방부가 의회 보낸 기밀서한 입수…“대규모 사상자 발생 우려”
  • 열병식에 나온 김정은. 美WP는 "북한이 정권을 걸고 한국과 전쟁을 벌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한 주한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 열병식에 나온 김정은. 美WP는 "북한이 정권을 걸고 한국과 전쟁을 벌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한 주한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국방부는 북한의 핵무기와 개발 시설, 화학무기, 생물학무기를 철저히 없애려면 지상군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보지만, 그에 따른 희생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美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국방부가 의회로 보낸 서한을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美국방부는 “북한 핵무기 시설을 확실하고 완벽하게 점거·제거하려면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어떤 형태의 충돌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 제거 또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美국방부의 서한은 ‘지하 깊숙이 위치하고 있는 시설을 포함해 북한 핵무기를 완벽히 제거하려면 미군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느냐’는 美의회의 질의에 대한 응답을 담은 기밀 서한이라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거대한 후폭풍(북한의 대규모 반격)으로 생길 미군과 동맹국의 군·민간인 사상자 발생 분석과 평가, 대응계획, 한국 정부의 유지 대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테드 리우 美하원의원(캘리포니아, 민주)과 루벤 갈레오 美하원의원(아리조나, 민주)의 요구에 따라 美국방부가 해당 서한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해당 서한은 합동참모본부 전략담당 부국장 마이클 J.듀몬트 해군 소장이 2명의 美하원의원에게 답변하기 위해 작성했다”면서 “북한과의 무력충돌 시 한국과 일본, 괌 등에서 발생할 사상자 추계 또한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국방부 대변인인 패트릭 라이더 공군 대령은 듀몬트 해군 소장이 서한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을 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美국방부는 서한에서 “북한은 한반도 전쟁 시 생물학무기 사용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북한은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신경가스, 혈액가스, 수포가스, 질식가스와 같은 화학무기를 개발, 생산해 왔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국방부가 북한과의 전쟁 발발 시 최선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공격 시 한국에 있는 수천여 개의 대피소까지 민간인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갈 수 있는지,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한미 연합군의 대응 능력과 보복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한 내용도 들어 있다며 “해당 서한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수도권)에는 2,50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개전 며칠 사이에 3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테드 리우 美하원의원의 주장도 전했다.

    이는 핵무기를 비롯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미군이 작전을 펼치는 순간 북한의 대량 보복에 따라 엄청난 수의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북한 핵무기와 핵시설을 제거하는, 그 어떤 작전에서도 최정예 특수부대를 선봉에 세우는 계획을 추진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美특수전 사령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들어 테러리스트의 손에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 들어갔을 경우 이를 확보하는 훈련은 실시하고 있지만, 북한 핵무기 제거에 대비하라는 상부의 지시는 아직 없었으나 내부적으로 북한 문제로 중점이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듀몬트 소장은 ‘미국의 대북군사전략은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 조셉 던포드 美합참의장이 올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밝혔듯이 북한 핵무기 개발 포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경제적 압박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美대통령의 발언은 이와는 대조적”이라며, 트럼프 美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대북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美워싱턴 포스트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충분히 훈련을 받은 상태로 상시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 김정은이 정권을 걸고 한국과 전쟁을 벌이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익명의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 이야기도 덧붙였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이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위협적인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고, 듀몬트 또한 美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은 북한을 향해 그 어떤 공세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현재 북한의 위협 때문에 생긴 지역 긴장이 마치 트럼프 美대통령의 ‘잘못된 대응’ 때문인 것처럼 보이게 설명했다.